키오스크 노년층에겐 ‘넘사벽’…저소득층, 디지털학습기기 부족
한국소비자원·교육지원청…소외계층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 펼쳐

비대면 소비생활과 온라인 학습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익숙한 생활패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순기능과 함께 부작용도 초래했다. 키오스크 같은 낯선 기기가 늘어나면서 디지털 장비 사용이 서툰 노인세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값비싼 디지털 학습장비를 구입하기 힘든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코로나시대 디지털격차의 실태와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노인 위한 배달앱 사용법’ 등 보급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소외계층의 고충이 심해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소외계층의 고충이 심해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캡쳐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6년 600억 원대 규모였던 국내 무인정보 안내시스템(키오스크) 시장규모가 2018년엔 3천억 원대를 돌파했다. 요즘은 카페나 식당, 아이스크림 가게 등에선 점원이 아니라 키오스크가 고객을 상대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키오스크의 장점으로는 인건비 절감과 신속하고 편리한 주문 접수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키오스크는 디지털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이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은 최근 1년간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로 비대면 거래를 한 65세 이상 노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키오스크 이용의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 ‘복잡한 단계’(51.4%, 126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0%, 125명), ‘뒷사람 눈치가 보임’(49.0%, 120명),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44.1%, 10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복잡한 사용법과 가독성이 낮은 작은 글씨로 고충을 겪고 있었다. 

추가로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 10명을 대상으로 버스터미널·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이용 모습을 관찰한 결과, 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초성 검색 등 조작 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공기관과 복지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식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에 ‘언택트 시대 스마트하게 살아가기’를 주제로 노인을 위한 배달앱 사용법, 키오스크 사용법 등 디지털 교육 동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배달앱 이용’, ‘QR코드 전자출입 명부 이용’, ‘키오스크 주문’ 등 실용적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춘천남부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발달하면서 정보화 교실이 더욱 필요해졌다. 이에 정보화 교육을 기존보다 강화해 시행할 것”이라며 “2월 초에 온라인으로 개강할 예정인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1월 중에 별도로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며 교육 주제는 줌(ZOOM)사용법, 키오스크 사용법 등을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소외계층 학생에 중고 PC 등 지원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초·중·고교와 대학은 온라인 원격수업을 시행했다. 특강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컴퓨터가 없는 저소득층 가구는 온라인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52.6%였던 저소득층 컴퓨터 보유율은 2019년 66.7%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전체 국민 83.2%에 비해선 16.5%p나 낮았다. 컴퓨터 한 대를 보유 하고 있어도 자녀가 두 명 이상인 경우에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한 자녀는 작은 핸드폰 화면에 의지해 판서를 보고 필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춘천시 교육지원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쳤다. 기초생활수급자와 교육급여 대상자 등 소외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사이트 방문 때 사용되는 인터넷 요금을 보조했다. 또 스마트기기를 필요로 하는 학생과 춘천 관내 초·중·고교에 스마트패드를 약 830대 대여해줬다. 

고유하 미래교육 담당 장학사는 “인터넷 요금 지원과 스마트패드를 빌려주는 등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춘천 내에서 신청한 학생 및 학교에는 부족함 없이 기계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중고 PC 보급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공공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 고장난 컴퓨터를 수거한 뒤 수리 및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과 같은 소외계층 및 경로당 등에 무료로 나눠주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120대를 제공했다.

한다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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