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돕고 싶다” 편지와 함께 3억 원 기부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다며 3억 원을 기부한 ‘이름 없는 천사’가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춘천 시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5일, 한 노인이 춘천시청 복지정책과를 찾아왔다. 노인은 “기부자를 대신해서 왔다”며 봉투를 전달하고 사라졌다. 봉투 속에는 3억 원 수표와 함께 기부자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익명의 기부자는 편지에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에 놓인 이웃을 돕고 싶다”고 써놓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거느리고 있거나, 병든 노부모를 모시고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녀자 가장”을 돕고 싶은 대상으로 꼽았다. 

“꼭 도움이 필요한 100분을 엄선해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100만 원씩 지급했으면 좋겠다. 한 번에 주기보다 나눠서, 이 추운 겨울만이라도 넘길 수 있게 해 달라”고 지급방식도 명시했다. 이어 “기부자는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는 당부로 편지를 끝맺었다.

한현주 복지국장은 “거액의 수표를 받고 깜짝 놀랐다”며 “돕고 싶은 사람을 춘천시민으로 한정한 것으로 보아 지역사회 인사나 연고가 있는 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춘천시정부는 이날 기부금을 강원도공동모금회(회장 유계식)에 지정 후원으로 입금하고, 기부자의 뜻에 따라 될수록 빨리 지원 대상자를 찾아 온정을 전하기로 했다.

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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