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춤꾼, 장애인과 더불어 성장하다
[문화포커스] 춤꾼, 장애인과 더불어 성장하다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1.01.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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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댄스퍼포머 …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이종환 씨의 명함은 그를 (사)문화강대국의 연출부장으로 소개한다. 하지만 작은 명함 한 장은 그를 온전히 소개할 수 없다. 그는 댄스퍼포먼스 팀 ‘본떼’의 리더이자 ‘모즐’이라는 닉네임을 지닌 광대이다. 희극인 배삼룡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희극인 삼룡이〉의 주연배우이기도 하다.

그가 눈길을 끄는 더 큰 이유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지닌 예술교육가라는 점이다. 지역에서 장애인을 위한 예술교육을 10년 가까이 이어온 인간미 넘치는 예술가이다. 

(사)문화강대국의 연출부장 이종환 씨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보이며 많은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그는 지역 장애인 예술교육에 힘쓴 공을 인정받았다.

최근 그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해서 표창을 수여했다. 

“처음 받아본 큰 상이다. 기쁨도 잠시고 무거운 마음이 크다. 2012년 무렵 밀알재활원이 자체 예술교육을 위해 문화강대국을 방문하면서 장애인분들을 만난 게 첫 인연이었다. 당시 문화강대국의 댄스 팀장 겸 교육팀장으로 장애인 여섯 분에게 댄스와 난타를 가르치며 예술교육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문화강대국이 강원문화재단에 예술교육프로그램을 제안했고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그 때부터 2018년까지 밀알재활원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 ‘우리가 만드는 리듬팡팡’을 운영했다.”

‘리듬팡팡’은 춤·연극·난타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지적장애인의 기억력·의사표현력·자존감·사회성 등을 향상시키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종환 씨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주강사를 맡아서 사업을 수행했다. 강원도 최초 장애인 예술교육 사례로서 호평을 받았다.

그의 삶도 변화했다. 그는 장애인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리듬팡팡을 하면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장애인들도 교육을 통해 훌륭히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를 위해서는 정서적 교류·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자격을 취득했다. 사회복지사 현장실습에서 장애인들과 재활원 직원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된 것도 큰 배움이 됐다.” 그는 멈추지 않고 장애인 난타지도사·음악심리상담사·아동심리상담사 자격까지 얻었다. ‘리듬팡팡’이 끝난 후에도 그와 문화강대국 예술가들은 밀알재활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예술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꿈을 향해 TOSS’도 뺄 수 없다.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체계 구축사업으로서 그가 속한 문화강대국과 우리내꿈터,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예술교육연구소 팡타스틱 등 4개 기관이 함께 정신적 고통을 지닌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예술교육을 펼쳤다. 또한 지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전국 장애인 하나 되기 문화예술 페스티벌’에서는 안무를 맡고 출연하기도 했다. 춘천시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인들에게 댄스와 난타를 가르치고 있다. 표창수여가 충분히 납득된다.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춤과는 먼 삶을 살아오다 고향 춘천에 돌아왔고 2012년 문화강대국의 아티스트로 합류했다. 학창시절 댄스동아리 활동을 하며 다져온 춤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마침내 분출했다. “생애 첫 공연 〈지지배배 콘서트〉 마이클잭슨 역할을 맡은 몸짓극장 무대를 잊을 수 없다.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온전히 자리하게 된 희열을 느꼈다. 이후 댄스팀장을 거쳐 지금은 문화강대국 연출부장으로서 공연 연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풍족하진 않지만 마음은 정말 행복하다. 힘든 건 아티스트로서 만족스럽지 않을 때이다. 특히 〈희극인 삼룡이〉 주연을 연기할 때 중압감이 정말 힘들었다. 노력 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해는 강원키즈트리엔날레에서 광대퍼포머로 참여했고, 춘천문화재단 예술활동 영상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치유’를 주제로 영상콘텐츠를 제작했다. 열정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활동량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해 정말 아쉽다. 요즘은 2월 말 ‘몸짓극장’에서 펼쳐질 음악극 〈Leo Minor〉 조연출을 맡아 작품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작은 사자자리’라는 뜻인데 봄철 남쪽 하늘에서 짧은 시간동안 볼 수 있다. 우리네 청춘을 상징한다. 춘천을 배경으로 중년의 음악인이 1990년대 젊은 시절 밴드의 열정·사랑을 추억하는 스토리이다. 시대를 상징하는 명곡들이 시민들의 향수를 자극할 거다. 부디 대면공연이 이뤄지길 바란다. 예술교육도 더 깊이 있게 할 계획이다. 올해 2월 방통대를 졸업하고 이어 강원대 정보과학행정대학원에서 ‘상담 및 코칭심리’를 전공할 예정이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배우겠다. 할 일이 정말 많다.”

예술가가 부지런할 때 지역은 조금 더 살만한 곳이 될 수 있다는 걸 그가 입증해 줄 것 같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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