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기초의원의 본분은 “정치와 행정의 가교역할”
[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기초의원의 본분은 “정치와 행정의 가교역할”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1.01.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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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포상 받은 박재균 춘천시의원

박재균 춘천시의원은 초선의원들로 짜여진 ‘춘천시 신청사 및 개발지구 관련 의혹 조사·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돋보이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공로가 인정돼 감사원으로부터 ‘우수 감사제보 포상’을 받기도 했다.

초선인 박 의원이 남달리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바탕은 무엇일까? 박 의원은 특유의 소탈한 어투로 질문에 답했다.  

박재균 시의원
박재균 시의원

“시민들을 대변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싶어서 정치를 시작했다.”

“기초의회에서 정치를 시작하면서 기존의 적폐를 청산하고 싶었다. 집행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온전하게 견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더러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다. 초선의 청년이다 보니 당선 초기엔 의욕만 넘쳤을 뿐 여러모로 미숙했다. 지금 돌아보면 아쉬운 대목이 많이 있다. 몸에 밴 투박함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초선이라 튀려고 무던히 애쓴다’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다보니 그런대로 성실하다고 인정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견제와 정책개발 함께 해야

기초의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기초의회는 예산과 조례 등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행정과 지역발전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기초의회는 더 적극적인 접근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2019년 전반기 의회에서 ‘춘천시 신청사 및 개발지구 관련 의혹 조사·대책특별위원회’를 발의·구성해 2020년 초까지 활동했다.

2016년 춘천시의회에서 춘천지역 아파트단지 인·허가 과정에서 행정적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2018년 질의서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찾아내 특위를 구성하게 됐다. 여러 가지 인·허가 관련 사항을 검토하다 약사 4지구의 인·허가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이 덕분에 지난해 감사원 포상을 받았지만 문제 해결엔 아쉬움이 남는다.

감사원에서 최종적으로 내놓은 결과나 실제 책임자 처벌이 미흡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임자보다 협조한 사람을 더 무겁게 처벌했기 때문이다.

전반기 의정활동에서는 견제에 무게를 뒀다. 후반기부터는 견제와 함께 정책개발에 힘을 실었다. 의정활동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개발 노력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춘천시 신청사 및 개발지구 관련 의혹조사 대책 특별위원회(특위)의 2020년 1월 회의 모습      사진 제공=춘천시의회 

정치권과 행정 가교역할 하고 싶어

특히 힘을 쏟았던 의정활동은?

후반기 의회부터는 춘천형 뉴딜을 준비했다. 강원형 뉴딜처럼 ‘00형 뉴딜’이라고 해서 지자체별로 특위를 구성하는 분위기다.

경제정책 같은 경우에는 다른 지자체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춘천에 맞는 정책을 먼저 발굴하고 이미 추진 중인 정책들의 경우엔 정치권과 행정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었다. 특히 IT와 신산업 분야에서 10년 이상 전문가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춘천 경제에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싶었다. 행정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그래서 관련 특위를 구성하려고 6개월을 준비했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발의도 구성도 하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이다.

춘천경제를 위한 고민으로 2019년 시정부에 춘천 펀드도 제안했다. 관련부서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4월 펀드 200억 원이 조성됐다. 펀드가 조성돼 기업들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마중물이 마련됐다고 본다. 올해에는 뉴딜과 관련한 정책과 국비확보를 추진해 나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발의했던 감자빵조례(춘천시 지식재산 진흥조례)가 춘천형 뉴딜 1호 조례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시민들이에게 다가가기 쉬운 것이 감자빵이라고 생각했다. 원안이  바뀐 것은 아쉽다. 지식재산 진흥조례의 핵심이 권리침해와 분쟁에 대한 예방과 보호라고 생각했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분쟁이 있을 때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거나 협업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른 지자체는 이런 부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초초광역시대로 접어들었다. 춘천은 강원도의 수부도시이므로 영서북부 지역 경제·문화·농업·교육 등의 분야에서 의미와 역할이 크다. 올해는 영서북부 지자체들이 연계할 수 있는 상생발전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 영서북부 상생발전을 중심으로 춘천의 발전방안을 찾아가고자 한다.

춘천시 신청사 및 개발지구 관련 의혹조사 대책 특별위원회의 2020년 1월 회의 날 찍은 특위 위원들의 단체사진.     사진 제공=춘천시의회 

시민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노력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끼는지?

시민들이 힘들어하는데도 의회에서 다루지 않았던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나름 보람을 느낀다. 의정활동을 하는 4년 동안 이런 일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힘을 쏟아왔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핀셋으로 집어내는 것처럼 주민들의 고충을 집어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불합리한 점들을 개선하는 일이 기초의원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삼천동 초등학교 신설과 약사 4지구 인·허가 문제, 지하상가 수의계약 문제 등이 그러했다. 

얼마 전 한 시민이 찾아온 적이 있다. 의암호 사고 사망자가 노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모든 재산을 미망인이 가져가 노모의 생계가 막막하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사고가 나기 전에는 미망인과 사망자가 별거 상태였다며 위로금만이라도 노모가 가져갈 근거가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어떻게 조례를 바꿔야하나 법률자문을 받아 놓은 상태로 고민 중이다. 한 분을 위한 일일 수도 있지만 명분과 목적에 맞게 위로금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의정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민법상 분쟁의 여지가 있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다.

춘천시정부, 데이터 행정 시급

 시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데이터 행정을 시급하게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이고 정확한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사업예산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의 협조를 구하려면 행정 전반에 대해 납득할 만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업성과 평가를 외부에 용역을 준다. 이럴 경우 평가방법에 집행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커져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게 되고 사업계획에 대한 타당성 판단이 어려워진다. 결국 주관적 판단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된다. 

도시계획에 오류가 있어서 아파트인·허가가 남발 되는 경우에도 이를 제제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미비한 상태다.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한 이유다. 예산을 써서라도 객관적인 판단 기준과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 경우 예산 절감과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으면 상부의 지시나 민원에 휘둘리기 쉽다. 기본데이터 수집방법을 고민하고, 활용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차기 연도 사업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춘천시정부는 데이터 행정을 시급하게 도입해야 한다.    

박 의원이 소속된 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의 바디텍메드 현장 방문.        사진 제공=춘천시의회

의정활동 4년 로드맵 그려야

기초의원 지망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의정활동 4년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 지금까지 달려왔다. 지역경제에 대해 고민하고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춘천경제가 한 발이라도 나가고, 덜 후퇴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초의원을 꿈꾸는 사람들은 먼저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명료하게 세운 뒤 행정에서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의회에 입성해야 좋은 의정활동을 펼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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