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장애인 등 감염취약계층 상황 심각
장애복지관 91% 휴관…대안책 마련 필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안전취약계층의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KOSTAT 통계플러스》 2020년 겨울호는 류현숙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보고서 ‘코로나19와 안전취약계층’을 게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장애인 등은 일반인보다 감염병 등 위험에 더 취약하다. 이들 취약계층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집단 이용시설을 금지한 결과 사회적 고립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류 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6년 OECD 회원국 노인 자살율 비교  (단위: 인구 10만 명 당 명)

◇의도·비의도적 안전사고 빈번

안전취약계층이란 2018년 1월 18일부터 시행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에 의하면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재난에 취약한 사람’이다. 재난 및 안전사고 발생 시 이들이 일반인에 비해 신체적, 인지적 대응이 더디기 때문에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안전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도 크게 나타나는 현실을 반영한 정의다.

‘2017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사고 등 외인에 의한 사망률은 비의도적 사고에서는 운수사고(95.1명), 추락사고(72.2명), 익사사고(9.9명) 순으로 높다. 의도적 사고로는 자살(149명)이 타살(3.8명)에 비해 약 39배 높았다.

고령층의 경우에는 조사된 모든 비의도적 사고 형태에서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사고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연령이 높아질수록 재난·안전사고에 의한 사망에 취약하다는 점이 관찰됐다. 2016년 WHO 조사 기준 의도적 안전사고의 경우, 한국 노인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1위이다.  노인의 자살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41.4%), 건강문제(40.3%)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장애 노인 증가세

장애인의 인구통계학적 특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2000년 이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장애 노인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한국의 장애 인구수는 총 255만 명, 장애 출현율은 5.39%로 나타났다. 연령별 장애 출현율을 살펴보면, 20~29세가 1.67%, 30~39세가 1.70%, 40~49세가 3.18%, 50~59세가 6.36%, 60세 이상이 31.2%로 조사됐다. 이는 장애인 안전문제가 고령층의 안전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의 안전사고 발생비율을 보면, 주민등록상 비장애인의 사고발생률이 0.7%로 집계된 반면 장애인의 경우 7.7%이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사건·사고의 위험에 10배 이상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많은 비의도적 사고 사망률을 기록한 운수사고의 경우 비장애인은 사망률이 9.8명인 반면 장애인은 30.8명으로 약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추락사고 사망률 역시 비장애인은 5.2명, 장애인은 21.2명으로 4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익사사고의 경우 일반인은 1.1명, 장애인은 3.3명으로, 화재사고 사망률의 경우에도 일반인은 0.6명, 장애인은 1.1명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장애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인구에 비해 생활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밀집시설 노동자 대책 시급 

요양병원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많이 발생하는 장소 중 하나로 건강이 취약한 노인이 주된 입원 환자이다. 요양병원 내 코로나19 감염은 요양병원 총 28곳에서 발생하였으며, 확진자 수는 372명, 사망자 수는 68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전체 사망률이 1.7%인 것과 대비된다. 2020년 10월 19일 기준 코로나19로 사망한 444명 중 79명이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이는 전체의 17.8% 정도로 높은 수치이다.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에 취약한 장소 중 하나는 정신병원이다. 정신의료기관은 다인실 입원이 대다수를 이루며, 환자가 장기간 머문다. 집단 활동이 잦은 정신의료기관의 특성 상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감염이 시작되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진다.

재활병원이나 장애인 복지시설에서도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물류센터, 콜센터 등 밀집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율은 전체 확진자 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나, 업무 환경이 감염의 확산 정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상황에 취약하다.

특히 감염 위험이 있는 직종 및 업무이기 때문에 이들의 코로나19 감염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으나, 실제 산재보험 신청자는 20명으로 나타났다. 밀집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조치와 함께 이들을 위한 후속적인 조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복지관 휴관율 91%

코로나19 관련 통계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안전취약계층은 일반적인 재난안전 사고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도 일반인보다 훨씬 취약하고 피해도 상대적으로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기본적인 생활지원 및 안전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 고립감과 외로움도 심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장애인복지관의 휴관율이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노인복지시설의 휴관율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 장기화에 따른 활동지원, 복지지원 정책, 전달체계에 대한 대안 마련 등이 시급하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시설 중심의 노인, 장애인 지원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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