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복집’

10세기 전 당·송나라의 8대 문인 중 한 분인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며 극찬을 한 음식이 있다. 그는 음식에도 조예가 있어 그의 호를 딴 동파육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죽음’이란 단어로 얼른 알아차릴 수도 있는 복어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춘천에서 33년 동안 복어 맑은탕을 전문으로 하는 ‘장안복집’이다. 필자도 이곳에서 속을 달래기 시작한 지 20여 년째다. 팔호광장에서 옛 춘천여고 방향으로 400여 미터 올라가면 좌측에 넓은 주차장이 있는 2층 건물이 있고 그곳에 ‘장안복집’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에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아늑하고 정갈한 실내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입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따끈한 맑은 탕을 시켰다. 찬이 하나둘씩 차려지고 탕을 기다리는 동안 복 껍데기 무침을 눈 깜짝할 사이 먹어 치우면 주요리인 복 맑은탕이 나온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소쿠리 가득 담겨 나오는 미나리다. 맑은탕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미나리를 수북이 냄비에 올려 살짝 데치는데 너무 데치면 질겨지므로 미나리 숨만 살짝 죽이는 맛 난 기술이 필요하다. 미나리를 건져내어 소스에 찍어 먹으면 상큼하고 신선한 미나리 향과 초간장 소스의 어우러짐이 침샘을 자극하니 본격적으로 복 맑은탕을 먹을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그러나 미나리를 너무 좋아하는 필자는 미나리 한 소쿠리를 더 채워 먹는다.

‘장안복집’의 복 맑은 탕 상차림.

이제 본격적으로 복어 맑은탕을 먹어보자. 맑은탕은 역시 국물이 최고다. 한 국자 앞 접시에 덜어 쭉 마시면 깔끔하고 개운하여 몸속의 좋지 않은 것들을 모두 배출시키는 듯 땀도 나고 시원하다. 주요리인 복어를 소스에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식감이 입안 가득 돌아 복어의 참맛을 알게 해준다. 다 먹고 나서 볶음밥을 시켰다. 육수를 조금 가지고 가서 만들어 온다. 코스요리처럼 볶음밥을 시키고 나면 기다리는 동안 복어 튀김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바삭한 튀김과 부드러운 복어의 깊은 맛이 한껏 이 집의 가치를 올려준다. 복어 튀김을 먹는 동안 냄비가 치워지고 볶음밥이 나온다. 복어 육수에 김 가루를 뿌려 볶은 밥은 맛나게 먹은 복어 맑은탕 식사를 비로소 완성해 준다.

팔호광장에서 옛 춘천여고 방면으로 400여 미터 올라가면 좌측으로 보이는 ‘장안복집’. 

장안복집은 매주 일요일이 휴일이다. 낮 1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영업한다. 휴식시간이 있어서 저녁 식사는 오후 5시 30분부터 가능하다. 참복·은복 매운탕과 맑은탕을 판매한다. 숙취 해소에도 좋고,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좋다. 저열량 고단백 음식이다. 특히 건강회복에 도움을 주어 수술 전후의 회복과 당뇨와 신장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필자도 며칠 병치레한 ‘내무부 장관님’의 회복을 위해 ‘장안복집’을 찾았었다. 이번 주에는 따끈한 복어 맑은탕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먹으며 점수도 따고 행복의 나라로 입성도 해보자.

조양동6-173 / 253-8411

이철훈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