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춘천은 이제 명실상부한 문화도시이다. 2차 법정문화도시 지정 축하현수막들이 곳곳에 나부끼며 한파 속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마땅히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문화도시 예비사업 3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해낸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직원들이다. 

잠깐의 꿀 맛 같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맨 그들을 만났다. 출산휴가와 부서 이동으로 함께 하지 못한 몇몇 직원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2차 법정문화도시 

춘천이 떨어진다면 이상한 일’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센터 ‘가족’들이 리모델링 중인 아르숲생활문화센터 마당에 모여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병숙·강정지·김상아·권현아·김우중·김현지·유명한·권민정·김나라·최수현·차승용·김남오·신의섭·황시내·이나래·김희정·강승진·김현정·김다솔·김고운·전다솜·탁영희.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센터 ‘가족’들이 리모델링 중인 아르숲생활문화센터 마당에 모여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병숙·강정지·김상아·권현아·김우중·김현지·유명한·권민정·김나라·최수현·차승용·김남오·신의섭·황시내·이나래·김희정·강승진·김현정·김다솔·김고운·전다솜·탁영희.

Q. 도시 간 경쟁에서 드물게 얻은 춘천의 쾌거다. 소감이 궁금하다.

김희정(문화재단 사무처장) “춘천의 정체성을 널리 인정받아 기쁘다. 시민 여러분 덕분이다.”

강승진(문화도시 센터장) “잠깐의 해방감?! 하지만 다시 무거운 책임감으로 긴장하고 있다.”

차승용(정책기획팀) “20여 직원들의 결속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 기쁘다.”

김고운(시민문화팀) “토박이로서 정말 기쁘다. 춘천의 문화자원을 잘 보여준 게 주효했다.”

탁영희(정책기획팀) “선정되어 정말 기쁘다. 5년간 조금씩 변화해갈 춘천의 모습을 생각하니 설레인다.”

강정지(정책기획팀장) “문화도시의 지위를 얻어 시민의 품격이 한 단계 올라섰기에 뿌듯하다.”

신의섭(시민문화팀) “12월 24일 최종 피티 자료를 넘기면서 눈물이 났는데 정말 다행이다.”

전다솜(시민문화팀) “다 쏟아 부었기에, 떨어질 리 없다 생각해서 그냥 차분했다.”(웃음)

김상아(시민문화팀) “공감한다. 덤덤한 기분이고 같은 일상이다. 내가 좀 이상한가?”(웃음)

황시내(시민문화팀) “많은 시민의 참여로 그들만의 리그를 벗어나는 토대가 마련되어 기쁘다.”

권현아(시민문화팀장) “살았다~안도의 긴 한숨?! 떨어졌다면 정말 큰 일 날 것 같았다.”(웃음) 

김현정(문화예술교육팀장) “기쁨도 잠시였고 수많은 숙제가 다시 머릿속을 채웠다.”

최수현(정책기획팀) “고생 끝, 고생 시작!”(폭소)

Q. 지난 5일 최종 프레젠테이션 전후, 특히 염려된 점이 있었는지?

김희정 “과연 성적만 볼까? 이해관계나 정치력이 좌우하면 어쩌지? 춘천과 강릉 한 곳 만 되겠지? 염려도 많았고 생각도 복잡했다. 두 도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서 한숨 돌렸다. 일체의 잡음 없이 치러져 다행이다. 이제 맘 편히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

강승진 “뜬소문들은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처장님과 단 둘이 탈락 이후에 대한 그림도 준비하고 있었다.(웃음) 떨어져도 당당할 수 있는 모습 말이다. 그래서 ‘춘천이 안됐어? 춘천이 떨어졌다니 뭔가 이상하잖아!’ 타 도시들이 이런 반응을 하게 만들려고 최종피티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Q.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JUST 10분’이 대박이었다. 시민·동네·도시의 전환을 아주 쉽고 예리하게 제시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강승진 “10분은 직원 모두의 아이디어다. 지난해 11월 17일 현장 실사 이후 모든 걸 다 갈아엎었다. 전환문화도시의 컨셉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경쟁도시들은 외부의 지원도 받았지만 우리는 야근과 밤샘을 밥 먹듯 하며 최종 피티 작업을 모두 함께했다. 수많은 고민과 대화 속에서 ‘10분’이 드러나자 모든 게 쉽고 명확해졌다. 

‘슬리퍼를 신고 집 앞을 나서면 10분 안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그 결과 문화적 역량이 십분 발휘된다’는 중의적 뜻도 담았다. 사업구현방식 3가지 전략(문화예술활동 지원, 세대별 지원, 문화 접근성)이 ‘10분’으로 연결되자 쉽고 깔끔하게 드러났다. 자신감이 생겼다.”

 

‘코로나가 힘들게 한 시간들

동료와 시민이 비타민.’

Q. 지난해 힘들게들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때려 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웃음)

강승진 “그런 적은 없었지만 최종 피티의 중압감이 무척 컸다. 9회 말 무사 만루에서 1점차 승부를 지켜내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투수가 된 기분?! 한 가족이 되어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내가 마지막을 망쳐서는 안됐다.”

김희정 “이 일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웃음) 다만 협력사업 같은 경우 우리 마음 같지 않을 때 좀 힘들긴 했다. 이상하게 그런 일들은 늘 소통과 설득의 시간이 부족하더라.”

차승용 “공감한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시민과 의사소통하는 기술부족에서 고충이 컸다.” 

김고운 “코로나 시대 처음인 것이 많아서 막막했다. 꿈에서도 일을 하더라.”(웃음)

탁영희 “문화도시 SNS담당으로서 일이 몰릴 때 멘붕이었다. 종종 두뇌회전이 멈추더라.”

강정지 “사업이 자주 멈출 때 무력감을 느꼈다. 문화도시 재난 대응 매뉴얼이 꼭 필요하다.”

전다솜 “빈집프로젝트 공사가 날씨와 코로나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삐걱거려서 힘들었다.”

김상아 “최종피티 준비할 때 쉽게 정확히 전달하려고 머리를 쥐어뜯었다.(웃음) 대견하다.”

황시내 “12월 최종피티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됐다.”(웃음)

김현정 “학교 안 창의예술교육이 멈춰야 할 때 힘들었다. 대안을 찾는 게 정말 어려웠다.”

최수현 “10분 자리 비우고 오면 포스트잇 10개가 붙어 있을 때.”(폭소)

권현아 “잘됐으니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솔직히 너무 많아 손에 꼽기도 힘들다.”(폭소)

Q. 반대로 비타민처럼 힘이 된 건 무언가?

김희정 “시민들이 사업을 이해하게 된 지난해 8월 무렵부터 SNS에서 전환문화도시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고 ‘문화재단 잘한다’며 칭찬해주어 힘이 솟았다.”

강승진 “실사단들이 보기나 할까 싶은 사소한 거 하나도 정성껏 만드는 등 직원 모두 진심으로 잘하고 싶어서 하는 느낌을 받을 때 힘이 났다.”

차승용 “사업에 참가한 시민이 ‘춘천을 정말 좋아하게 됐다’라고 말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김고운 “모기에 뜯겨가며 열정적으로 공연한 ‘어바웃 타임 중도’의 아티스트들이다.”

강정지 “아이들에게 골목문화를 알려주고 문화예술교육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

신의섭 “전환문화상상 100인 라운드테이블을 불과 한 주 동안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마쳐서 그 성취감이 에너지가 됐다.”

전다솜 “악전고투 끝에 ‘인생공방’에 불이 켜지고 온기가 돌 때 감동받았다.”

김상아 “‘도시가 살롱’ 당일 일정이 끝나도 자리를 뜨지 않았던 시민들이 비타민이었다.”

황시내 “아버지가 주신 보약?!(웃음) 가족처럼 챙겨준 동료들, 시민들의 감사문자이다.”

권현아 “시민들이 우리에게서 ‘시행착오를 피하려 하지 않는 열정을 느꼈다’고 할 때였다.”

김현정 “학교 밖 창의예술교육 아이들·학부모·예술강사들의 밝은 표정이다.”

Q. 올해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을 만큼 단단히 준비하는 사업은?

김희정 “10분 안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약속의 토대인 거점문화공간 빈집프로젝트와 전환문화마을이다. 사업들이 시너지를 발휘해서 10분 안에 접속 가능한 문화환경이 윤곽을 드러내게 하고 싶다.”

강승진 “센터장으로서 한 프로그램에 영혼을 갈아 넣으면 큰일 난다.(웃음) 전체 사업이 조화롭게 합을 이루도록 힘을 쏟겠다.”

김고운 “춘천의 4계절을 이용한 축제 ‘춘천놀이’에 힘써보겠다.

강정지 “문화와 교육 소외지역에 필요자원을 지원하는 가칭 ‘온다ON다’에 기대가 크다.”

신의섭 “처장님과 통했다. 춘천에서 빈집활용의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다.”

전다솜 “시민의 여론을 담아내는 ‘봄바람’ 추진단이다. 잠잘 때 빼고 귀를 쫑긋 열겠다.”

김상아 “도시가살롱의 주인장들이 더 폭넓게 교류하는 장을 열겠다.”

황시내 “아르숲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힘써보겠다.”

김현정 “올해는 꼭 학교 안에서 창의예술교육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

최수현 “영혼이 남아 있지 않다. 휴식이 조금 더 필요하다.”

‘10분의 약속 지킬테니, 

다 함께 즐깁시다’

Q. 지금 당장은 여건상 못하지만 언젠가 춘천에서 꼭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가?

김희정 “춘천의 이야기를 가지고 춘천의 섬에서 시민이 참여하는 창작극을 꿈꿔본다. 중국 항저우의 호수에서 펼쳐지는 수상극 〈인상 서호〉 같은 공연 말이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서 문화 산업의 이윤이 그대로 지역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좋은 예이다.”

황시내 “저도 비슷한 꿈이 있다. 장르제한 없는 커다란 음악축제를 만들고 싶다.”

차승용 “지역의 수많은 청소년들과 선배 시민들을 멘토와 멘티로 하나하나 연결해주고 싶다.” 

강정지 “언제간 춘천에 ‘헤이리’ 같은 문화예술마을을 조성하고 싶다.”

김현정 “모든 마을마다 각자의 교육생태계를 갖추도록 돕고싶다.”

신의섭 “상상마당 건물이 부럽다. 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문화재단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

김상아 “당장은 힘들겠지만 언젠가 춘천의 숲에서 숲속영화제를 하고 싶다.”

Q. 앞으로 30여 개 사업과 300여 곳의 문화공간이 운영·조성되는 대장정이다. 시민과 행정당국 또는 누구에게든 하고 싶은 말은?

김희정 “적극적으로 같이 합시다. ‘된다’ 생각하고 해봅시다. 언론도 많이 도와달라.”

강승진 “직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관심과 주목이 커지는 만큼 오해·비판·공격도 분명히 있을 거다. 갈등관리도 잘해야 하고 각자 더 담대해지며 내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강정지 “관망하지 말고 참여해 달라. 문화도시는 예술인만 살기 좋아지는 도시가 아니다. 보통 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도시다.”

일동 “시민의 참여 없이는 문화도시 춘천은 불가능합니다. 벽 없이 편하게 즐깁시다. 홍보도 많이 해주시고 우리도 진심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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