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부, ‘도시숲 협의체’ 등 통해 의견 수렴
“공감대형성·전담관리부서·효과홍보 필요하다”
‘봄내림 시민 활동가 양성’ 등 방안 시행키로

춘천시정부는 도시열섬을 식히고 미세먼지를 줄여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2018년 도시숲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산림청은 지난달 탄소 절감을 위해 205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발표했다. 춘천시정부는 2019년에 이미 ‘1억 그루 나무 심기’에 돌입했지만,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문가들은 춘천 도시숲의 양적성장과 함께 질적성장에 대한 고민과 시민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시기가 왔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은 신사우동 일대 도시숲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정부는 ‘시민이 주인인 도시’라는 시정철학을 도시숲 사업에도 접목하여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키로 했다. 국내 ‘생태도시 정책’을 선도하는 춘천 도시숲에 대한 홍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나무심기 왜 필요한지’ 설득 부족

시정부는 ‘도시숲 협의체’를 구성해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정취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협의체 회의에선 도시숲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과 전담 관리부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강원대 산림경영학과 최정기 교수는 “‘서울그린트러스트’처럼 도시숲을 조성·관리할 수 있는 중간 조직이 필요하다. 아울러 시민 참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원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윤영조 교수는 “춘천도 ‘서울숲 컨서번시’처럼 전담조직을 만들어 녹지 유지·관리와 이용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을 담당토록 해야 한다. 또 시민들에게 직접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홍보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시민연대 최은예 사무국장은 “시민 입장에서 보면 ‘나무심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이 부족하다. 가로수 식재구간에 주변 여건을 고려해 적합한 수목을 골라 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산림보호협회 김준해 사무처장은 “녹지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자투리땅 매입을 통한 동네숲 만들기 같은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사회학과 양진운 교수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숲 조성 자체가 홍보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박수진 박사는 “1억 그루 나무심기 효과 분석 결과를 시민들에게 중점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춘천시 시민주권위원회 성길용 위원장은 “2050 1억 그루 나무심기에 관련해 녹지공원과에서 여러 가지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하다. 시민홍보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민참여 확대·홍보방안 마련해야 

시정부는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숲 조성을 위해 △시민주도 춘천 가꾸미 사업 △도시숲 참여 문화사업 △봄내림 활동가 양성 △나무은행 조성·운영 △도시숲 조성 수목재배 기반 구축 △유아숲 교육 운영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먼저 도시숲 주요정책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도시녹화 문화정착을 위해 올해부터 ‘봄내림 시민 활동가’를 양성한다. ‘봄내림 시민 활동가’는 직접 시민들을 만나 도시숲 조성의 취지와 사업내용을 홍보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다.

올해는 생활밀착형 녹화사업으로 △자투리땅 녹화(효자동 외 9개소) △공공기관녹화(백령로 외 2개소) △특색 있는 마을길 숲 조성(마을안길 및 농로 3개소) △춘천-가평간 국도변 녹화 △자녀안심 그린숲(성원초등학교-대룡중학교 통학로) △옥상녹화(남부노인복지회관 외 2개소) △그린커튼 조성(천전초등학교 외 2개소) 등을 할 계획이다. 

산림청, 나무 30억 그루 심기로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30년 동안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탄소 중립 3천400만 톤 기여가 가능하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탄소중립 운동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시정부 도시숲 담당자는 “숲은 천연 에어컨이다. 숲 관련 연구자료에 따르면 8월 중 대전 대덕구의 생활권 도시숲은 공장지대나 주거지역 보다 기온이 2~4도 낮고, 특히 대류 작용이 잘 발생하는 바람 없는 맑은 날은 열섬방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시민공감대 형성과 시민참여 기회가 부족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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