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공공의료체계 확충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슈논평] 공공의료체계 확충은 계속되어야 한다
  •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21.02.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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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지난해 말,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연일 1천 명 대에 이르는 확진자가 발생했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면 우리 의료체계가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 현장에서부터 나왔다. 최근 다행히도 진정세를 띄고 있지만, 방역수칙을 등한시한다면 언제든지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기에 공공의료체계 확충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경실련을 비롯한 6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루어진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 협의체’의 성명을 보면, 5%대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80%를 진료하며 버텼다고 한다. 만약 지역사회 확산이 계속된다면 위중한 환자를 적절히 치료하고 대응하기 어렵기에 공공의료 확충이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작년에 이미 공공병원 확대를 통한 공공병상의 확대와 보건의료인력 확충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후 의사협회와 전공의, 의대생 등등 의료계의 집단적인 반발이 이어지며 사실상 중단됐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임에도 정부의 공공의료체계 개편안에 반대하며 벌인 휴진, 전공의 파업 등의 집단행동은 물론 사상 초유의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사태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 의료계에 대한 국민적 지탄과 공분이 있었지만, 공공의료 확충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부족한 의료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의대 정원확대 및 공공 의대 설립의 추진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노동·시민사회와 소비자 환자단체의 의견을 듣겠다며 구성한 협의체도 의사들과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 12월 정부가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했지만, 기존에 논의 중이던 공공병원 3개소 외에 추가적인 공공병원 설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36개의 지방의료원 중 지역거점의료기관 역할을 할 수 있는 300병상 이상의 의료원은 단 7개소에 불과한데, 코로나19의 관리 외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정도인 의료취약 지역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확충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 인력의 확충이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지역의사제 신설을 내용으로 한 의대 정원 증원방안은 의사를 조금 늘리는 정도의 방안이어서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근본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시민사회의 입장이었다. 기존 의과대학의 증원과 함께 권역별로 국공립의과대학과 부속 공공병원을 함께 설치하여 공공병상과 공공의료 인력을 동시에 확충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부족한 정부안마저 의료계의 집단 반발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되었고 후속 조치 역시도 정부가 의사들과의 협의에만 매몰되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국시를 거부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던 의대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올 상반기 국시를 한 번 더 시행하기로 했다. 작년 국시 합격자가 평년수준의 10분의 1에 불과해 의료 현장의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하고,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이유로 재응시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원칙과 공정성 문제라며 재응시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했던 것이 바로 작년의 정부 입장이었다. 정부가 진정 국민을 위해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겠다고 한다면 의료계의 실력행사에 밀려다닐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인프라와 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정책을 국민의 입장에서 수립하고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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