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 출판프로젝트 ‘두 번째 토요일’
미술지도 봉사 ‘금잔디’ & ‘나눔의 동산’ 장애인

지역 작가들과 복지시설 ‘나눔의 동산’ 가족들이 펴낸 특별한 그림책이 출간됐다.

그림책 《축하합니다》는 표지를 가득 메운 꽃다발처럼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 전하는 위로와 기쁨을 담았다.

김아영 화가가 대표를 맡은 미술지도 봉사모임 ‘금잔디’(김아영·박주영·유민서·이보름·조미자·최윤경·한상진)의 출판 프로젝트 ‘두 번째 토요일’이 그림을 맡고, 조미자 그림책 작가가 글을 담았다.

김아영 화가는 36년 전부터 애민보육원(1985~2006년)과 강원 재활원(1991~2011년)에서 미술지도를 해왔다. 이후 뜻을 함께하는 작가들이 힘을 보태며 ‘금잔디’라 이름을 짓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그림을 가르쳐왔다.

《축하합니다》의 배경인 ‘나눔의 동산’에는 2001년부터 매달 두 번째 토요일마다 찾아가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쳐 왔다. ‘두 번째 토요일’은 《축하합니다》를 펴내기 위한 ‘금잔디’의 출판 프로젝트의 이름이 되었고, 일곱 작가들과 재활시설 식구들은 모두 책의 저자가 되었다.

김아영 작가는 “화상강의를 병행하는 등 코로나로 인해서 미술지도가 어려웠다. 또한 재활시설 가족들의 그림을 우리만 보는 것에 아쉬움이 크던 차에, 꽃 그림책을 펴내 많은 이들에게 기쁜 마음을 한 아름 전해서 활력을 주자고 뜻을 모았다. 그래서 ‘두 번째 토요일’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애인 20여 명은 2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미술수업은 이해를 돕는 사진이나 명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관련된 화가나 미술사조를 설명하는 등 보통의 수업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작가들은 그림 그리기를 도울 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특정 묘사를 강요하지 않으며 부족한 점은 수차례 반복 설명하는 선에 그쳐 장애인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도왔다. 그 결과 개성 가득한 그림들이 한 아름 꽃다발이 되어 책을 수놓았다.

“처음 만났을 때 울기만 했던 아기는 벌써 스무 살이 넘었고, 40대로 첫 인사한 이는 머리가 하얀 60대가 되어서도 그림을 그린다. 하얀 종이에 거칠게 선만 쭉쭉 긋기만 하던 분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그림을 그리며, 언제부터인가 동그라미를 그리기 시작하고 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눈과 입을 그려 놓을 때 마음 뭉클했다. 단순히 형태를 그린 것이 아니라 얼굴 표정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일곱 작가와 ‘나눔의 동산’ 식구들은 그렇게 그림으로 소통하고 나누며 코로나 시대를 외롭지 않게 지내고 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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