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청년기본법 제정, 1년을 맞이하며
[이슈논평] 청년기본법 제정, 1년을 맞이하며
  • 이동근(춘천시청년청 사무국장)
  • 승인 2021.02.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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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춘천시청년청 사무국장)

2020년 2월 4일, 청년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도화하고, 청년의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년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이후 8월 5일 ‘청년기본법’이 시행되었고, 지난 12월 23일에는 ‘제1차 청년 정책 기본계획(`21년~`25년)’이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되었다. ‘청년기본법’을 통해 청년 의제가 일자리뿐만 아니라 주거, 복지,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2004년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이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청년 문제를 최저임금과 실업, 고용환경, 비정규직 등 단순히 일자리와 관련해 생각해왔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 위에서 ‘청년’ 정책은 경제활동 초기 진입단계를 지원하는 것에 국한되어 올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어왔다. 특히,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자본이 몰려있는 서울(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지역 불균형문제는 서울 청년의 삶과 지방 청년의 삶의 격차를 크게 만들었다.

몇 년 전부터 중앙정부에 앞서, 지방자치단체는 각자 나름대로 명칭을 붙여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지자체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다양한 청년 정책들을 시도해왔다. 서울시는 지금은 보편화 된 청년들의 시간을 보장하는 ‘청년수당’, 청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희망 두 배 청년 통장’, 청년의 시정 참여 거버넌스 ‘서울 청년시민회의’와 ‘청년 자율예산제’ 등 주요한 청년 정책을 선도했고,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춘천과 같은 지방 중소도시의 청년들은 그저 ‘그림의 떡’과 같은 옆 동네 이야기일 뿐이었다. 지자체별 조례에 따른 청년 정책은 지자체의 예산 규모에 따라,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역 간 편차가 심해 체계적인 청년 정책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다 시행된 청년지원사업도 관 주도의 의사 결정으로 진행되면서 정책의 배경이나 내용에 관한 진지한 관심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단순히 다른 지자체의 사업을 ‘복사+붙여넣기’ 하다 보니 지역 청년 문제의 특수성은 사라져 사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지역 사회가 바라보는 청년과 청년 문제에 대한 시각과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청년을 구분할 때에 나이별, 출생연도별로 나누게 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20대에서 30대까지 연령대로 나누면 약 7만 명이다. 7만 명을 하나의 동질한 집단으로 보게 되면 ‘청년’을 모호하게 만든다. 개개인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청년의 동질성은 과장되어 청년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자칫 세대 내 혹은 세대 간의 갈등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에서 청년 담론이 형성되는 공론장이나 청년 문제를 다루는 논의 속에는 몇몇 일부의 청년들이 기준이 된다. 흔히 우리 지역에서 호명되었던 ‘청년’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해 창업했거나, 어떤 단체를 대표하고, 경제적 여유를 갖춘 남성’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여성은 청년 밖의 청년이 된다. 그뿐만 아니다. 아직 지역에서 청년은 ‘대상’적 지위에 머무르고 있다. 열정적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미성숙해 시혜의 대상이면서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취업과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경제인구로서의 지표상 숫자이며 관리대상이다.

올해 정부는 청년 정책 예산을 270개 과제 22조여 원으로 확대하고, 일자리·주거·복지/문화·교육·참여/권리 등 5개 분야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청년기본법’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빠른 변화에 조응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한 때이다. 옛말에 ‘득시무태(得時無怠)’라는 말이 있다. 제때를 만나면 태만함 없이 근면하여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존의 관성에 머무르고 만다면, 우리 지역 청년은 ‘청년’으로 또 한 번 유행처럼 소비될 뿐 아니라, 춘천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책적 차별을 받게 될 수 있다. 

다행히 춘천시는 도내에서 최초로 청년의 시정 참여와 다양한 청년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청’을 운영하고 있다. 춘천시와 청년청이 함께 기존 청년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 현장성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시도를 주도한다면, ‘청년기본법’과 맞물려 지역 내 다양한 층위에 있는 청년의 삶이 실제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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