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올해는 2월3일이 입춘이었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드는데, 어떤 해는 음력으로 윤달이 들어가 일 년에 입춘이 두 번 드는 일이 있다. 이럴 경우 ‘재봉춘’이라 한다.

입춘은 새해의 첫째 절기이기 때문에 관련된 행사가 많다. 과거에는 입춘이 되면 어디서나 각 가정에서는 입춘축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였다. 춘축·입춘서·입춘방·춘방이라고도 한다.

입춘은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올해는 2월3일이 입춘이었다.      사진=픽사베이

입춘축은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추어 붙이면 좋다고 하여 밤중에 붙이기도 하지만 상중에 있는 집에서는 써 붙이지 않는다. 입춘축을 쓰는 종이는 글자 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가로 15cm 내외, 세로 70cm 내외의 한지를 두 장 마련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외에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입춘축은 대개 정해져 있다. 입춘날 붙이는 대구를 보면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기주오복 화봉삼축(箕疇五福 華封三祝)’, ‘문신호령 가금불상(門神戶靈 呵噤不祥)’, ‘우순풍조 시화년풍(雨順風調 時和年豊)’ 등을 붙인다. 평안을 기원하는 내용들이다.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입춘축에 벽사의 기능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써 붙이지 않고 그냥 글귀를 외워도 좋다고 한다. 농가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캐어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데,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입춘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병이 없으며 생활이 안정되나,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입춘날에 눈보라가 치는 등 날씨가 나쁘면 ‘입춘치’라고 했다.

입춘날 입춘절식이라 하여 궁중에서는 오신반(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 등 시고 매운 다섯 가지 생채음식)을 수라상에 얹고, 민가에서는 생채를 만들어 먹는다. 겨울을 지내는 동안 결핍됐던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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