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1국립대 반대’ 국민청원… “논의과정 학생 무시”, “학교 이미지 실추 우려”
“지방대 위기극복 기회” 찬성 목소리도… 대학 측 “학생 의견 듣겠다” 약속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강원권 1도1국립대학 캠퍼스별 특성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대학은 이번 협약에서 강원권 1도1국립대학 추진 협력, 캠퍼스별 특성화 플랫폼 구축, 지역 산업 및 문화 활성화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 등을 약속했다. 또 대학의 교육·연구·학생·지역사회·산학협력·시설 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협력을 강화하고, 강원도 지역사회 혁신을 선도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3일 강원대학교-강릉원주대학교 통합과 관련해 강원대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강원대학교 총학생회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춘천, 강릉, 원주, 삼척 4개 캠퍼스를 특성화해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자원공유·교류를 통해 양 대학의 강점과 역량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원대 총학생회와 15개 단과대 학생회 및 비상대책위원회는 “강원대-강릉원주대 통합과 관련해 대학본부는 설문대상에 학생을 제외한 채로 일방적인 파일럿 조사를 단행했다”며 “통합과정에 학생의 신념이 투영되고 학생의 수요가 충족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강원대-강릉원주대 통합에 대해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021년이 될 때까지 삼척캠퍼스와 춘천캠퍼스 간의 교류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가까운 삼척캠퍼스와 도계캠퍼스 간 수강도 막아 놓았다. 그런데 더 거리가 먼 춘천-강릉캠퍼스 간 수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강원대의 삼척, 도계 캠퍼스만 해도 춘천과 달리 대학 내의 지원이 빈약해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이미 비대하게 커진 강원대에 2개의 캠퍼스를 더 추가하는 것은 옳은 결정이 아니다.” 이어 “현재 대학 측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학생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로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통합에 관한 예비설문조사를 진행한 대학본부에 많은 실망감을 갖고 있다. 학생들의 미래가 달린 이 문제에 정당한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원대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끓고 있다. 통합을 반대하는 학생은 “논의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제됐다. 멀리 떨어진 캠퍼스 4곳이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 대학의 이미지만 나빠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찬성 의사를 밝힌 학생은 “학령인구감소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대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등은 지난 3일 면담을 갖고 ‘1도1국립대’ 추진과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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