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화려하고 세련된 디지인의 간판이 즐비하다. ‘우리만의 것’들은 삶에서 잊혀지고 소외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는 번개시장 문화거리에 위치한 전통문화교실(‘도경공방’)을 찾았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판소리 가락이 생각나는 곳이다.

공방에 들어서니 아담한 공간에 크기를 축소한 작은 한복들, 생활공예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작업실에는 재봉틀, 다리미가 있고, 바느질 재료들과 다양한 천들이 쌓여 있다. 복주머니, 마스크 걸이, 규방공예, 차보자기, 장식용 미니한복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제작하는 곳이다. 전통차의 그윽한 향까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도경공방’에 전시되어 있는 생활규방 공예품들

김도경 대표(55세)의 ‘도경공방’이 번개시장에 새로이 자리 잡은 3년 전, 문화의 거리조성에 뜻을 같이하여 입주하였다. 어릴 때 어머니의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 자연스럽게 운명처럼 바느질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때로는 생계로, 때로는 부업으로, 보람과 여가로 35년째 한복 만들기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한얼문화예술대전’에서 수상 경력이 있고, 전시회, 프리마켓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젊어서 재미도 있었지만 생계이던 시절은 고달프기도 했고, 이제 코로나로 더욱 돈벌이와는 멀어진 현실이라고 한다.

김 대표에게 한복의 의미를 묻자 한복은 ‘어머니 냄새’라고 대답했다.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우리나라만의 전통혼례 한복이 외면당하고 사라져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결혼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전적 부담으로 한복 입기를 주저하는 상황에 국가적으로 지원이 된다면 빌려 입는 한복에서 직접 제작하여 입는 한복문화로 정착될 것이라는 의견도 주었다. 결혼할 때 ‘한복 지원서비스’를 정부 차원에서 해 주는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는 전통의 멋과 편리함을 접목한 생활한복으로 대체할 시기라고 했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한복 보급이 전통을 살리는 방법이라고 했다.

‘도경공방’ 김도경 대표

김 대표가 손수 제작한 고운 한복을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를 볼 때 가장 보람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전통한복만 고수하지 말고 저렴하고 현실적인 금액으로 생활에 편리한 디자인의 생활한복으로 대체해야 할 시기라며 변화에 대응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우리 것’을 지켜야 하고, 지킨다는 사명감과 긍지로 한복의 활성화를 다시 한번 꿈꾸어 본다고 했다.

‘도경공방’은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수강생 교육이 있고, 월회비 1만 원으로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전통공예 생활용품 만들기가 주된 수업이다. 전통한복 손바느질 기법으로 작은 한복 만들기와 혼례용 한복 제작은 개인 레슨이라고 한다. 우리 것의 지킴이로 보람과 자부심을 잃지 않는 ‘도경공방’에서는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소양정길 30 / 242-3033

 김현희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