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지난 6일 춘천의 한 대학가 인근에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묻지마 범죄는 특별한 동기나 이유가 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사회적인 파장이 적지 않다. 다시 말해 피의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범죄 자체의 이유가 없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사고 있다.

범죄학자들은 많은 수의 묻지마 범죄가 사회적 불만을 폭력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2012년 의정부역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흉기 난동으로 인해 8명이 중상을 입었다. 2015년에는 한 중국동포가 특정한 이유 없이 2명을 살인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 1심에서 징역 45년 선고되며 묻지마 범죄의 심각성이 알려졌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한 남성이 커피숍에서 공부하고 있던 대학생의 옆구리를 흉기로 찔러 구속됐다. 2018년 경남 거제시에서는 20대 남성이 길가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50대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케 하는 사건이 일어나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화풀이가 ‘만만한 사람들’인 사회적 약자들이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묻지마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그리고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범죄의 내재적 동기, 패턴에 관한 경험적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 앞으로 발생할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춘천시는 춘천경찰서와 시민의 안전과 우범지역 범죄예방을 위한 안전 시스템을 재점검했다.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속도를 내고 예산도 적극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춘천시는 안전사각지대 해소 및 시민의 생활 안전을 위한 CCTV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방범용 CCTV 1천656대를 비롯해 1천856대의 CCTV가 가동되며 범죄, 화재, 구조·구급, 자살 등의 상황 등에 대비하고 있다. 16명의 관제요원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한다.

시 안전관리담당자는 “안심귀가, 긴급호출, 위치파악 등 실시간 정보공유에 따른 골든타임 확보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긴급상황 발생 시 스마트폰 볼륨 버튼을 여러 번 누르면 현재 위치와 10초간 촬영된 현장 상황이 통합관제센터로 송출되는 호신용 앱인 강원안심이 서비스가 이번 달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시는 지역치안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해 시민 안전망 강화와 예방중심의 안전시책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을 관계기관과 논의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중심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피해자와 사회구조적 맥락을 봐야 비로소 제대된 대응책으로 이어져 범죄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묻지마 범죄에 담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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