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사단법인 강원살이 사무국장)

사단법인 강원살이는 ‘지역을 변화시키는 나다운 삶’,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강원도’를 미션으로 설립된 청년단체다. 강원도 청년 누구나 나다운 삶을 영위하며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자신만의 설자리를 만드는 것을 지지하기 위해서다. 나다운 삶이란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이 자기다움으로 실존하는 방식과 태도를 뜻한다. (사)강원살이는 이러한 청년들의 삶의 방향성을 만드는 기초 기반을 놀이와 커뮤니티로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에서 청년들을 만나보면 “지역에 놀거리가 없다”, “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부족하다”라는 이야기가 절대적으로 많이 나온다. 강원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원여성가족연구원의 20∼30대 정주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원도에 거주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 ‘문화, 여가, 서비스 이용의 제약’을 가장 큰 결핍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강원도가 아닌 타 지역에서도 20~30대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실감하고 있는 문제다.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되고 문화, 예술과 관련된 자본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도권 외 지역은 문화 향유의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에 놀기 위해선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조성되었다.

놀거리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 보자는 고민으로 (사)강원살이는 강원도 청년들과 함께 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들을 실행하고 있다. 문화를 향유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직접 문화를 만드는 경험을 통해 생산자로서의 전환을 도모하는 과정이다. 강원청년취향모임 ‘오늘의 Friend, 너!’가 대표적인 첫 시작이다. 하고 싶은 놀이와 함께할 수 있는 청년들만 있다면 문턱 없이 마중물을 지원하고, 이를 지역 청년 활동가들이 조성한 공간을 통해 확산시키는 사업이다. 결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강원도 18개 시·군 600명의 청년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며 30개의 일시적인 커뮤니티 소모임을 조성하였다. 올해에도 다양한 형태로 운영이 되며 참여자들을 확대하고 기존의 커뮤니티를 지속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지역의 문제에 대면하는 작은 실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되길 희망한다. 인구 유출 문제, 청년 문제에 있어 보편적인 담론들이 정책화되고 있지만 그 전에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당사자 스스로 문제를 이야기하고 작게나마 해결해 보는 경험치들이 이후 실질적인 정책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에 (사)강원살이는 올해 지역별 청년 담론을 형성하고 의제를 만드는 ‘체인지 테이블’과 나다운 삶의 경험을 만드는 리빙랩 ‘나답게 실험실’을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와 행동들로 청년의 삶을 지원하는 지지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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