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동 빈체로

사브작거리며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가물었던 대지의 목마름을 채우고 봄바람마저 살랑대며 불어 온다. 들에 산에 야생화도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환하게 달려온다. 초등학교 길가에는 개학을 맞은 아이들로 길거리마다 알록달록 원색의 옷과 가방을 둘러메고 줄지어 등교하는 모습이 생동감 넘친다. 코로나19 공포로부터 조금씩 해방되고 있으나 아직은 조금 더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춘천지역도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 명령을 지켜야 하지만 두세 명이 아이들 또는 아이들로 인한 작은 만남이 필요할 때 가 볼 만한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탈리아풍의 시금치피자가 일품인 빈체로가 바로 그곳이다. 석사동 박물관 맞은편 뒷골목에 자리한 빈체로는 오픈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연인들끼리의 오붓한 장소로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찾아도 손색이 없다. 아이들과 아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곳이라 자주 들러서 기분전환을 하기도 한다. 노래하는 쉐프로 유명한 이곳은 1년에 한 번 공연을 하는데 쉐프의 노래를 들으며 폼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메뉴를 안내받고 주문을 하면 수프와 마늘바게트, 피클이 나와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입을 즐겁게 해 준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조금 천천히 먹자. 수프에 찍어 먹듯 스파게티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옛 생각도 나고 맛나게 먹을 수 있다.

화덕에 구운 시금치피자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면 그 모양과 품위가 이탈리아에 와 있는 듯 착각에 빠진다. 얇고 바삭한 이탈리아식 도우에 올리브, 방울토마토 등 기본 토핑에 시금치가 넉넉하게 올라간다. 물론 맛있는 발사믹 소스가 피자의 풍미를 더욱 더해 준다. 커팅된 부분을 도우 위에 올려진 토핑이 도망가지 않게 돌돌 말아서 먹는 것이 팁이다. 4인 가족이라면 우선 피자 2판을 먼저 주문하고 스파게티를 고른다. 다양한 메뉴를 먹어 봤지만 시금치피자는 몇 번이고 다시 찾는 최고의 인기 메뉴다. 아이들 취향에도 딱이다.

식사는 까르보나라를 추천한다. 여기에 빠네 빵을 추가하면 고소한 크림소스와 스파게티 면발에 부드러운 빵을 같이 하여 눈으로 입으로 만족하며 즐길 수 있다. 크림소스의 그 고소함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데 이상하다 할 만큼 빈체로에 갈 때마다 더 맛있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음료가 있다. 자몽에이드를 적극 추천한다. 콜라나 사이다, 커피 등도 있지만 고소하고 약간의 느끼함을 잡아 주어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는 자몽에이드의 궁합은 정말 최고라 인정한다.

빈체로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휴게시간은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1시간이다. 매주 일요일은 쉰다. 더욱 좋은 점은 배달을 한다는 점이다. 고르곤졸라피자와 시금치피자의 저렴한 구성으로 3가지 세트를 판매한다. 가성비가 짱이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좋은 분과 함께 맛있는 시금치 피자로 점수를 따는 식사자리 강추한다.석사동 765-6 / 전화 262-0075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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