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문화타운 관련 청와대 청원 참여 1위
강원도, 시민 의혹에 적극 해명해야

강원도가 구상중인 ‘한중문화타운’ 관련 청와대 청원이 게시되면서 지역 사회가 뜨겁다. 한중문화타운(청원명 ‘강원도 차이나타운’; 프로젝트 발대식 명칭 ‘중국복합문화마을中國複合文化村’)은 교육·문화, 최첨단 과학기술, 음식, 우슈, 숙박 등 5개 테마로 나누어지며, 중국 8대 명주와 8대 요리, 중국차, 중의학, 도자기, 비단, 우슈, 중국어 강습, 서커스·연극·문화 등 세부 카테고리 도입을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다.

중국 인민일보 온라인사업체인 인민망(人民網)은 2019년 12월 6일자 기사에서 중국복합문화마을 사업은 △강원도정부, △인민망, △코오롱글로벌, △내외주건, △대한무술협회 등이 공동으로 기획한 프로젝트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중국복합문화마을은 코오롱글로벌이 추진하는 ‘라비에벨(La Vie est Belle, 인생은 아름다워) 관광단지’ 조성 사업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무릉도원’으로 출발한 사업

한중문화타운 사업의 최초 명칭은 ‘무릉도원 관광단지’로 2009년 9월 25일 ‘강원도고시 제2009-304호 무릉도원 관광단지 지정 지형도면 및 조성계획 승인 고시’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이다. 위치는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산156번지 외 447필지 및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산1번지 외 396필지로, 관광단지면적은 498만4천926㎡(춘천 321만5천778㎡, 홍천 176만9천148㎡)이다.

무릉도원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에이엠엘앤디가 2012년까지 6천억 원가량의 민자를 투자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당시 계획에는 3개 코스 57홀 규모의 골프장(98만9천243㎡), 콘도 558세대(페어웨이빌라 302세대, 테라스하우스 256세대), 호텔(180실, 전통호텔 30세대, 관광호텔 150실), 생태공원, 수목원, 한옥마을 등이 조성된다고 고시는 밝히고 있다.

2009년 7월, 당시 춘천시 관계자는 “15일 개통하는 춘천~서울 고속도로의 중앙고속도로 나들목 인근에 휴양시설을 갖춘 대규모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수도권과 중부권 관광객의 유입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는 기대감도 표명했다.

하지만 ㈜에이엠엘앤디가 자금난 등으로 부도 처리되면서 2012년 9월 공정률 26% 상태로 사업이 중단됐다. 당시 건설사인 코오롱글로벌은 시행사의 부도로 피해가 불가피해지자 부동산 공매를 통해 토지소유권을 확보, 2013년 8월 무릉도원 사업권을 인수했다. 이후 그나마 사업성이 있는 골프장을 먼저 건설해 2015년 라비에벨CC를 완공했다.

한중문화타운 관련 청와대 청원 참여 1위

지난 3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 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4월 2일 16시 현재 35만5천685명이 참여하는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현재 청와대 청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원인은 “강원도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얼마 전 저는 건설예정인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한중관계에 있어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입니다”라고 청원의 이유를 밝히면서, “더불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텔 건설도 반대합니다. 춘천의 중도선사유적지는 엄청난 유물이 출토된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적지입니다. 이렇게 가치로운 곳을 외국인을 위해 없앤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이며 우리의 역사가 그대로 묻히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중도선사유적지에 호텔 건설 예정이라고 알리고 있다.

덧붙여 “최문순 도지사님, 국민들과 강원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혹여나 중국자본이 투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 불가능한 행위’입니다”라고 하며,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소속사의 작가가 잘못된 이야기로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여 많은 박탈감과 큰 분노를 샀습니다”라고 청원을 올렸다.

출처=강원도

민간주도 사업만 강조한 강원도 해명

강원도는 청와대 청원 등 관련 의혹에 대해, “사업 소유권은 국내 대기업인 코오롱글로벌(주)가 갖고 있습니다. 최근 차이나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는 한중문화타운 사업은 개발 예정의 잔여부지 120만㎡에 구상된 2단계 사업입니다. 본 사업은 코오롱글로벌(주)가 추진하는 100% 순수 민간자본 사업”이라며 민간주도 사업으로 도의 재정 지원이 전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덧붙여 “청원 내용 중 중도선사유적지라고 말하는 레고랜드테마파크 부지와 본 사업부지와는 약 20km가량 떨어진 곳으로 선사유적지에 차이나타운 및 중국인 전용호텔 건설 등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잘못된 정보를 선택적으로 활용한 허위주장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사유적지 내 조성사업이 아니며 문화재 이슈가 없다고 해명했다.

과거 최문순 지사 발언 재조명되며 논란 증폭

중국 인민망 한국어판 2019년 12월 6일자에 “한국 강원도 ‘중국복합문화마을’ 런칭식 베이징서 개최”라는 제하의 기사로 중국복합문화마을(中国复合文化村)이 본격 시동되었다고 발대식을 소개했다.

인민망(人民網-people.com.cn)이란 1997년 1월 1일에 개통된 중국공산당 공식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뉴스를 중심으로 구축한 대형 온라인 정보 공유 플랫폼이자 인민일보사가 출자한 언론문화 상장기업으로 글로벌 인터넷상에서도 세계 최고의 온라인 포털 언론매체이다.

뒤이어 진행된 최 지사의 지사의 12월 20일자 인민망 인터뷰도 오해를 사고 있다. 최 지사의 인터뷰를 다룬 인민망 “중국복합문화마을, 한중문화교류 플랫폼 될 것”이라는 제하의 기사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중국복합문화마을 건설은 중국과 한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신뢰를 강화할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중국과 한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최 지사는 “그렇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문화일대일로(文化一带一路)’로 명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앞으로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대일로’가 될 것이다.(是的,我认为这个项目可以称为“文化一带一路”, 它将成为连接人心的“一带一路”。) 

하지만 인민망 한국어판은 이 문장을 “저는 이 사업을 문화 일대일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마음속에 까는 일대일로가 되겠습니다”라고 번역된 채 게재해, 이를 인용한 일부 언론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년 8월, 한중문화타운 내 라비에벨CC 매각설 나돌아

최 지사가 2019년 12월 베이징까지 방문해 발대식에 참여한 이 사업을 주도하는 코오롱글로벌 소속 코오롱그룹에 대해 2020년 8월 23일 《서울경제》는 한중문화타운 조성을 추진하는 코오롱그룹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와 춘천 라비에벨CC, 서울 강남 호텔 카푸치노, 천안 우정힐스CC 등 6천억 원 규모의 자산 매각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그다음 날 “유동성에 문제가 없어 라비에벨CC를 매각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당시 매각설에 등장한 라비에벨CC는 춘천에 있는 골프장으로 장부가액은 3천600억 원이다.

인근 파가니카CC의 경우 라비에벨CC처럼 사업 시행사의 부도로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편입된 것은 2016년 10월이다. 파가니카CC는 2011년 회원제로 개장했는데 이후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이 공사대금 700억 원을 받지 못하면서 토지와 건물 등 시설물을 넘겨받았다. 대우건설은 2019년 12월 파가니카CC를 950억 원에 매각을 성사시키면서, 3년 만에 장부가 기준 190억 원 수준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번 한중문화타운 사업 또한 대기업 먹튀의 일환이 아닌지 지극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강원도, 시민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야

강원도는 순수 민간자본이 진행하는 사업이므로 재정지원이 없다는 등의 소극적 해명에 그치고 있다. 중국 관련 전공 교수는 “중국공산당이 하는 사업은 선언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실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중국을 상대로 하는 사업에는 주도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환기하며, “아무리 민간주도 사업일지라도 인민방 기사를 보면 최문순 지사와 찍은 사진도 있고, 기사 또한 강원도정부가 주도하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어 의도야 어떻든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강원도는 △중국 측에서 해외에 복합문화촌을 조성한 선례가 있는지, △ 현재 코오롱글로벌과 사업을 추진하는 중국 측 주체는 누구인지, △사업 진행시 구체적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 시민들의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창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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