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지난 2월 시작된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세계가 시끄럽다. 대한민국은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롤모델이며,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첫 번째 나라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에 대응이 미미한 가운데 대한민국은 가장 먼저 독자 제재 조치를 시행했다. 미얀마에 대한 조치는 △국방·치안분야 신규 교류·협력 중단 △군용물자 수출 불허,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 엄격 심사 △개발협력사업 재검토(단, 미얀마 민생 직결 사업과 인도적 사업은 진행)등 이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강원민주재단은 “△대한민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CDM(시민불복종운동)을 지원하고 △고립되어 있는 미얀마 민중에게 각종 연대사업을 진행하며 △시민들의 저항을 총칼로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금 당장 지켜 내기 위한 행동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춘천시민행동은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미얀마 국민들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 △춘천시의회와 강원도의회가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전국적 연대조직과 결합해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을 촉구한다. △춘천 내 각계각층의 참여를 호소하는 동시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물결이 춘천을 넘고 강원도를 넘어 전국적인 차원으로 확산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은 물론 의료진과 기자들까지도 공격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민주화 세력이 중심이 되어 임명한 만 윙 타인 임시정부 부통령과 초모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사사 미얀마 유엔 특사 등이 핵심이 된 미얀마 임시정부가 출범했다.

미얀마 임시정부는 “유엔이 계속 주저한다면 우리는 ‘원하지는 않지만, 해야만 하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내전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초모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국민이 주인이고 저항은 성공할 것”이라고 염원을 담아 말했다. 만 윙 타인 임시정부 부통령은 “독재의 탄압을 받아 온 여러 민족 형제들을 위해서도 혁명은 우리의 힘을 하나로 모을 기회”라고 밝혔다.

지금 미얀마는 한국의 1980년대 5·18을 연상시키고 있다. 거리의 시민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있다. 미얀마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군경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뭉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미얀마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은 1980년대 우리 선배들이 싸운 것과 같이 싸우고 있다. 

미얀마는 50여 년이 넘게 군부독재가 반복되고 있다. 늘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권력 이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독재를 이어 왔다. 지금 대한민국은 미얀마처럼 되지 않은 것은 군부의 핵심축이었던 ‘하나회’ 척결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은 2011년에 “하나회 척결을 안 했으면 우리나라가 미얀마처럼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사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군부의 핵심이 먼저 척결돼야 한다.

대한민국도 군부독재를 경험했고 국민의 힘으로 지금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다. 미얀마 사태를 보며 같은 길을 걸어 온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며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성립에 관심과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순간 미얀마 관련 뉴스는 점점 메인에서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포털사이트 노출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아직도 민주주의를 외치다 총에 맞아 죽어 가고 있다.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이겨 낸 나라의 국민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까.

미얀마는 지난달 중순부터 휴대전화 데이터는 물론 와이파이까지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찍어 어렵게 SNS에 사진들을 올리며 현장의 모습을 전하는 그들이 있다. 미얀마의 시민 승리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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