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함께하는 북한강 생태계 시민조사활동이 지난 2월부터 연말까지 춘천지역에서도 진행된다. 우리 마을 수변지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관심을 가져보고자 월 2회 활동하는 생태조사팀의 일지를 월 1회 공유한다.-편집자 주

해가 들지 않던 3월 5일 아침은 매우 쌀쌀했다. 세 번째 조사는 방송통신대 부근부터 거두교까지의 공지천과 중도 지역이다. 이른 아침 얼음 사이로 졸졸 흐르는 고운 물소리가 반가울 때쯤 2주 전 만났던 물닭,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쇠오리들의 안녕도 확인됐다. 팀을 흥분케 했던 원앙 한 쌍은 종적이 묘연했지만 대신 댕기흰죽지 몇 쌍이 확인됐다. 댕기흰죽지는 겨울철새로 수컷의 검은색 깃털에 흰색 몸통이 매우 인상적이다. 노란색에 검은 눈동자 역시 인형의 눈처럼 재미있지만, 머리 를 넘긴 듯한 댕기 깃털이 팀들을 미소 짓게 했다.

 망원경을 들고 북한강변을 조사중인 탐사단

오후엔 중도로 향했다. 민물가마우지, 백로 몇 쌍이 보였지만 그 개체 수는 매우 적었다. 여기서도 물닭 수가 가장 많았고 흰꼬리수리는 먼발치에서 한 마리만 확인됐다.

19일은 차로 이동하며 우두동 온수지를 들르고 지암리, 서오지리(화천군 지촌천 하구에 조성된 인공 연꽃단지), 오탄리, 인람리 등 북한강변을 조사했다.

먼저 들린 우두동 온수지에서는 겨울철새 쇠기러기 약 11마리가 발견됐다. 쇠기러기는 오릿과의 다소 흔한 겨울철새다. 9월 하순에 우리나라에 와서 3월 하순에 떠난다. 쇠기러기를 다시 만나려면 9월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후 팀은 지암리 춘천댐 하류지점과 오월리로 향했다. 지암리 천변으로 도로와 인가가 있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적이 드물어 원앙 두 쌍과 비오리 등을 관찰할 수 있었다.

 지난달 5일 공지천에서 발견된 댕기흰죽지는 머리를 넘긴 듯한 깃털과 눈동자가 재미있다 / 우두동 온수지에서 휴식중인 겨울철새 쇠기러기      사진=고학규 시민기자

지촌천 하류와 서오지리에는 예상치 못한 철새들이 더욱 많았다. 청둥오리, 뿔논병아리, 가마우지, 물닭, 그리고 백로와 왜가리, 원앙 한 쌍과 비오리 떼도 확인이 됐다.

다음 탐사에서는 겨울철새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아쉬움에 그들의 유영을 눈에 담으려고 한참이나 집중해서 살펴봤다.

귀엽고 아름다운 조류들을 확인하는 것이 행복했지만 강변·천변을 덮고 있는 마른 가시박 줄기 모습은 마음이 불편했다. 곧 무서운 속도로 자라날 유해종 가시박이 벌써부터 두려워졌다. 

유은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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