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간호대학 졸업자 81.4%가 다른 지역 병원으로 취직
지역 간호사 부족은 의료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열악한 지역 간호사 업무환경 개선으로 간호인력 정착 기대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진 확보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지역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도내 유일의 국립대병원인 강원대학교병원(이하 ‘강원대병원’)이 만성적인 간호인력 유입 부족으로 원활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원대병원 수년간 정원 대비 현원 부족

강원대병원은 원활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간호사 정원을 꾸준히 늘려 왔다. 하지만 필요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병원 간호사 수는 정원 640명(평균)에 22명 모자란 618명(평균)이었지만, 2020년에는 정원 713명(평균)에 70명이 모자란 643명(평균)으로 그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유 중 하나로 강원도가 다른 시·도에 비해 간호사 유출 규모가 큰 것을 꼽고 있다.

강원지역 거점병원인 강원대병원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간호인력 정원을 늘려 왔으나 정원을 채우지 못해 결원 수가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지역별 간호사 면허취득자 이동추이를 보면 강원도는 1천195명(추정)이 졸업해 222명(추정)이 지역에 취업하고 81.4%는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서울지역은 간호대학 졸업자 1천342명(추정)보다 381명이 많은 1천723명(추정)이 신규취업했다. 경기도도 졸업생 1천871명보다 338명이 많은 2천209명이 새롭게 취업을 했다.

지난해 강원대병원 병동 간호사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직을 생각한 이유로 △3년차 이하 간호사는 65.5% △3년차 이상은 61%가 급여라고 답했다. 두 번째는 업무 및 승진 시스템이 △3년차 이하 21.5% △3년차 이상 16.5%였다. 

급여체계가 개선되고 업무 및 승진 시스템이 개선된다면 간호사들의 이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강원대병원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국립대학병원 간 임금격차 줄이는 것부터 시작

간호사 부족은 곧 의료서비스 질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원대병원은 지난해 단체협상을 통해 간호사 수당을 새롭게 신설했다.

강원대병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대병원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평균 2천978만8천 원이었다. 이는 전국 국립대학교 병원 신입사원 초임 평균연봉인 3천621만5천 원보다 적은 수치다. 이를 위해 해결하기 위해 강원대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춘천시에 간호인력의 도내 정착 방안을 제안했다.

제안내용은 강원대병원에서 이미 지급하고 있는 간호수당 일부를 지자체가 지원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청년내일통장과 같은 저축지원사업을 강원대병원 신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자는 것이다. 저축지원사업(안)은 3년으로 하고 지자체가 지원금 20만 원, 개인이 10만 원 정도 부담하자는 내용이다. 강원대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적은 예산으로도 강원도와 춘천에 안정적인 간호인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 시·도에 비해 간호사 유출 규모가 큼           출처=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2016~2018) 발췌         

한지연 강원대병원 노동조합 분회장은 “도내·외 대학 출신 간호사의 지역거점병원 정착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신규 간호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생활자금과 적금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무환경 개선도 간호인력 정착에 한몫

매년 전국 간호대학에서 배출되는 간호사는 2만여 명으로 OECD 최상위 수준이다. 하지만 사직률도 최상이다.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입사 후 1년 이내 사직하는 간호사는 전체의 45.5%다. 또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지역 공공의료기관 간호사의 이직이 1~2년차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주된 이직 이유는 근무환경 열악, 보수 및 복지 부족 등이다. 신규 간호사들은 시간을 쪼개 가며 환자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중되는 업무로 인해 퇴사를 선택하는 간호사들이 늘고 있다. 간호사회에 따르면 입사 후 1년 이내 간호사 이직률은 상급종합병원이 29.8%, 종합병원이 38.2%다. 3분의 1에 해당하는 신규 간호사가 부족한 인력과 과도한 업무량으로 병원을 떠난다.

OECD 통계자료에 2016년 기준 대한민국 인구 1천 명당 면허보유 간호사 수는 평균은 19.69명으로 OECD 국가 평균 13.6명보다 높다. 하지만 활동 간호사 수는 6.8명으로 OECD 평균 8.88명보다 적다. 강원대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근무환경이 열악해져 활동 간호사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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