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동 아리랑떡볶이

봄이 살짝이 오는가 싶더니 목련, 벚꽃이 벌써 다 떨어져 가 버렸다. 때늦은 꽃샘추위가 마귀할멈같이 변덕스럽게 심술을 부리더니 절기답게 햇살이 따뜻하다. 여름도 멀지 않았나 보다. 나른한 봄날, 80년대 ‘즉석 국물 떡볶이’로 유명하던 추억의 신당동을 떠올리게 하는 맛집이 있다. 석사동 동사무소 뒷골목, 전혀 유명한 떡볶이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동네 안쪽 코너에 맛집이 숨어 있다. 바로 ‘아리랑떡볶이’이다. ‘아리랑떡볶이’는 벌써 춘천 강대점과 한림대점 두 곳의 체인점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맛에 대한 검증이 필요 없다는 증거다. 오전 11시 30분에 일찍 마눌님하고 지인과 함께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떡볶이집에 모두 10개의 테이블이 있는데 이미, 4개 테이블이 맛나게 먹고 있다. 깔끔한 실내에는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고 홀 안에서는 남자 사장님이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맛있는 국물 떡볶이를 맛볼 차례다. 3인분에 튀김만두를 4개 추가했다.

떡볶이에서 사리는 빼놓을 수 없다. 사리는 라면만 또는 쫄면만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라면사리와 쫄면사리 반반으로 선택하는 것이 더 야무지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떡볶이는 커다란 냄비 안에 가득 담겨 나오는데 1인분에는 쌀떡, 밀떡, 어묵, 찐계란 1개, 튀김 만두 1개, 라면 또는 쫄면사리가 기본으로 나온다. 물론 좋아하는 품목은 추가할 수 있다. 주문은 2인분부터 가능하다. 여기에 사이다, 콜라 또는 쿨피스를 곁들이면 주문이 완성된다. 단무지가 세팅되고 집게와 국자는 셀프로 가져와야 한다. 식탁의 가스레인지 위에 튀김만두로 예쁘고 먹음직스럽게 장식된 커다란 냄비가 등장한다.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면 만두를 먼저 접시에 건져놓고, 떡볶이 양념을 찍어 먹는 거다. 만두의 바삭함까지 즐길 수 있다. 떡볶이 양념에 폭 담겨진 어묵의 식감을 제대로 느끼려면 부리나케 건져 먹고 다음은 라면사리의 꼬들꼬들한 면발을 한껏 느끼고 쫀득쫀득한 쌀떡, 야들야들한 밀떡의 차이를 느끼며 쫄면도 느긋하게 맛을 즐기자. 계란은 앞 접시에 놓고 조각내어 국물을 듬뿍 적셔 먹어야 제맛이다.

이제 아리랑떡볶이의 화룡점정을 찍어 보자. 바로 치즈 볶음밥이다. 비워진 떡볶이 냄비에 마치 리조또 같이 부드러운 식감으로 맛보여진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면 치즈의 고소함과 씹을수록 쫀득한 식감이 온통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다. 이제야 아리랑떡볶이가 비로소 완성된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손님들이 밀려 들어온다.

‘아리랑떡볶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매주 일요일은 휴일이다. 물론 포장이 가능하다. 떡볶이는 아이들과 여자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토요일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연인과 떡볶이를 먹으면 어떨까? 가까이 멋진 추억의 디제이가 분위기 있는 음악을 틀어주는 ‘화양연화’에 가서 달달한 후추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겠다.

석사동 662 / 261-8291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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