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 기자

시민들은 내년 가을쯤 송암스포츠타운에서 대형 쇼핑몰 크기의 에어돔을 보게 될 것이다.

최근 춘천시는 6:1의 경쟁을 뚫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전지훈련 특화시설(에어돔) 설치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처음 추진된 사업은 1만㎡ 이상의 에어돔을 설치 지원하는 것으로서 이 정도 규모의 스포츠 관련 에어돔은 아직 한국에 없다. 지난해 선정된 경주시와 창원시의 에어돔은 올해 말 준공예정이다.

에어돔은 본래 미국이 레이더망에 대응한 군사시설로 개발했는데 1960년대 들어서 체육시설과 대형 임시매장·상설전시장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장점과 안전성이 입증되어 현재 미국에만 600여 개의 에어돔 체육시설이 있고 근래에는 북유럽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에어돔은 특수천막을 이어서 빈틈없게 접합한 후 천막 안에 공기를 불어넣어 공간을 만드는 원리다.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대기압보다 1.2~1.5배 높은 공기압을 만든다. 특히 에어돔의 이런 양압 시스템(positive pressure system)은 격리병상으로 활용되는 음압병상보다 더 높은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어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코로나19 확진자 병원시설로 활용되는 등 재난대비 시설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4년 4월 올림픽공원의 임시전시장으로 처음 소개됐고 에어돔 시장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스포츠·재난·전시이벤트·농업·쓰레기 매립장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당연하지만 춘천 에어돔은 춘천의 필요에 꼭 맞게 활용돼야 한다. 포항시는 지진을 계기로 2019년에 45억 원을 들여 다목적 재난대피 에어돔을 준공했다. 자연재해에 안전하고 친환경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췄으며 체육시설로 사용되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대피소로 활용된다. 수용인원은 약 500명이다. 지역의 필요에 꼭 맞는 에어돔을 지어 제대로 활용하는 모범 사례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전지훈련을 할 수 없는 스포츠팀 전지훈련지로 각광받는 경상남도와 제주도처럼 춘천시가 에어돔에 전지훈련을 꾸준히 유치한다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춘천의 에어돔을 전지훈련 유치를 위한 스포츠 시설, 재난 관련 시설로만 한정지을 필요 있을까? 춘천 에어돔을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체육시설, 그리고 축제 등 문화공연 시설로 폭넓게 사용하면 어떨까?

현재 에어돔의 기술이 가장 성장한 곳은 중국이다.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중국은 에어돔 시설로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해마다 미세먼지로 인한 갈등과 피해를 겪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미세먼지와 기상이변으로 성장기의 어린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야외 체육활동이 중단되기 일쑤이다. 학생들의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염려된다. 청소년들의 체력저하는 이미 오래된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그나마 실내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일부 체육활동이 가능하지만 여러 학급들이 동시에 체육활동을 하기에는 체육관 체육수업은 한계가 있다.

춘천은 해마다 봄부터 가을까지 크고 작은 축제와 문화행사가 열리지만 미세먼지와 기상이변으로 인해 종종 일정이 어긋난다. 앞으로도 기후위기는 문화도시 춘천의 정체성을 이어 나가는 데 큰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 지역경제를 위해서도 축제와 문화행사의 예측 가능한 운영은 필수적이다. 에어돔, 활용하기에 따라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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