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폐신문지가 친환경 쇼핑백으로 탄생한다. 누구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화려한 변신이다.

지난 4월 15일 소양강효나눔복지센터에서 소양강댐효나눔복지센터(센터장 허미숙, 이하 ‘효나눔’)과 신북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재호, 이하 ‘신북농협’) 및 《춘천사람들》(이하 ‘본지’)은 본지 폐신문지를 활용한 종이쇼핑백 만들기 및 보급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가졌다.

업무협약을 통해, 효나눔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본지 폐신문지를 활용한 친환경 종이쇼핑백을 만들고, 본지는 폐신문지를 제공하며, 신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고객들에게 종이쇼핑백을 무료 제공하는  등 세 기관이 유기적인 결합을 하기로 했다.

또한 효나눔은 친환경 봉투 만들기 사업을 통한 노인들의 사회참여 책임감 고취 및 환경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로 삼고, 본지는 공익적 친환경 활동에 대한 홍보를 통해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하며, 신북농협은 친환경 봉투를 무료로 보급하면서 주민들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개선을 도모하는 등 생산·홍보·보급이라는 친환경 사업의 보편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이상적인 틀을 갖추었다.

(위) 종이쇼핑백으로 재탄생한 본지 폐신문지. 쇼핑백 한 개 만드는 데 본지 한 부가 소요된다. (아래) 효나눔 및 신북농협과 본지 등 세 기관은 지난 4월 15일 본지 폐신문지를 활용한 종이쇼핑백 만들기 및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가졌다.

현재 효나눔은 20명의 노인이 에코사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폐신문지 재활용 종이쇼핑백 만들기 사업은, 첫째 참여 활동할 때 비·바람 등 궂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둘째 가벼운 소재를 다루는 사업으로 노인에게 부담스럽지 않다, 셋째 환경에 대한 간접 교육 및 폐비닐 불법소각 등에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넷째, 친환경 재활용 완제품을 직접 만듦으로써 얻는 자아존중감을 통한 정신건강이 높아진다 등등 최적화된 노인 일자리의 전형이라 평가받고 있다.

에코사업단을 담당하고 있는 유병탁 팀장은 양양군 자활에서 종이쇼핑백 만드는 사업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가서 배워왔으며, 풀 쑤기 등 쉽게 보이는 일이 만만치 않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했다며 친환경 노인 일자리 사업 담당자로서 은근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에코사업단 사업에 참여한 오○섭 씨(여·91세)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좀 오래됐어요. 내가 살고 있는 곳 바로 옆이 온천인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레기를 버리고 가서 더러웠어요. 내 마을 내 집 주변은 항상 깨끗해야 다른 사람들도 쓰레기를 안 버리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가꿈이사업단을 참여하게 됐어요. 가꿈이사업은 항상 걸어 다니면서 환경정비 활동을 하는데 활동구역 말고도 집에 들어갈 때도 우리 집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어 놓고 보면 제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신문지로 뭘 만든다는 얘기를 들어서 ‘이건 뭔가’라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어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에코사업단이 하고자 하는 목적에 대해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이런 게 환경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옛날 신문지로 벽을 도배하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노인 일자리 에코사업단 참가자들이 종이쇼핑백을 만들기 위해 풀을 바른 후 건조하고 있는 모습.

또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임○택 씨(남·74세)는 “종이접기를 한다고 해서 그까짓 거 뭐 하러 하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이걸 왜 하는지. 근데 듣고 나니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가 되네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복지관도 그렇고 배달음식들이 다 일회용 용기들을 많이 쓰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재활용할 수 있게, 먹고 나서 깨끗하게 닦아서 버리고 있어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재활용을 통해서 재사용될 수 있는 일을 하는 만큼 주변에도 일회용 물건을 쓰지 않도록 알려 줄 것이고,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느껴집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허미숙 센터장은 “ 《춘천사람들》과 이 사업의 추진을 논의하며, 덜컥 추진 결정하고 나서 꽤 마음고생이 컸다. 작업공간 마련하는 일, 제작 노하우 확보하는 일, 보급하는 일 모두가 미궁이었으나 이 일이 가진 가치가 빛났다. 이때 효나눔을 설립한 K-water 소양강댐지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또한 염려와 달리 어르신들께서 스스로 이 일에 큰 자긍심을 품고 계셨다. 그래서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사업 발굴을 통해 어르신과 지역에 가치있는 일을 찾아가겠다”며 자부심에 찬 소견을 밝혔다.

이창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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