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네 닭볶음탕

코로나19로 누구나 지루하고 심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말할 나위도 없다. 바닥 매출에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울상이다.

맛집 기사를 쓰기 위해 애막골로 행했다. 매콤한 맛이 당겨 ‘순이네 닭볶음탕’을 찾았다. 몇 팀의 손님이 거리두기를 하며 닭볶음탕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닭볶음탕을 주문하자, 먼저 밑반찬으로 번데기와 따끈한 미역국 한 사발이 나왔다. 

본 메뉴인 닭볶음탕

드디어 본 메뉴인 닭볶음탕이 나왔다. 얼큰한 국물을 한 수저 뜨자 정신이 번쩍, 입안이 얼얼. 적당히 매운맛에 손길이 분주해져 일행끼리 언어 실종! 먹는 일에 집중! 너무나 맛있게 먹는 우리를 지켜보던 주인장은 미소를 짓는다. 손님들도 한 팀, 두 팀 자리를 채웠다.

‘순이네 닭볶음탕’은 애막골에서 단골들에게 제법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임나현 대표(56세)는 닭볶음탕의 달인으로 20년 동안 외길 인생이다. 애막골의 터줏대감으로 이제는 분점도 춘천에 3곳, 서울에 한 곳 있는 사업가다.

가격도 완전 착해서 닭볶음탕 2만8천 원으로 4인이 먹기에도 푸짐하게 전골냄비에 한가득이다. 헉헉거리며 매운 닭볶음을 다 해치우고 볶음밥으로 마무리했다. 게다가 빼놓을 수 없는 매혹적인 또 하나의 메뉴가 있다. 저녁 식사 후 가볍게 한잔 안주로 딱이다. 바로 육회, 가격도 2만8천 원으로 저렴하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매운 닭볶음탕’과 ‘육회’가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아 인기 짱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매출이 30%로 줄어들어 종업원도 줄이고, 영 재미없다는 임 대표의 표정에서 자영업자의 상심과 피로감이 느껴졌다. 다행스럽게도 건물주가 자진해서 임대료를 50%나 삭감해 주어 너무도 감사하고 힘이 됐다고 한다. 성실하게 일하는 세입자, 힘든 세입자를 배려해 주는 건물주의 선행에 감사할 일이다.

올해 유난히 생닭이며 식자재 가격이 비싸서 이중으로 힘든 시기였다고 한다. 춘천 하면 ‘닭갈비’가 대표 음식이지만 ‘닭볶음탕’으로 최고 일인자가 되겠다는 임 대표의 포부가 각별했다. 이미 일인자가 되어 보였다. 매장 영업 외에 배달도 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주문 가능하며, 매장은 오후 5시에 오픈해서 밤 12시까지 영업한다.

퇴근길에 봄비까지 분위기 받쳐 주는 저녁, 닭볶음탕의 매운맛에 코로나19도 잊고, 하루 피로도 잊고, 좋은 사람들과 한잔?

춘천시 우석로79번길 11-4 / 264-0386

김현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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