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치유가 뭔가 궁금해서 와 봤어요.” “산림을 치유하나요?” “봉의산 건강프로젝트라기에 함께 등산을 하나 보다 했죠.” 산림청 녹색자금사업으로 진행하는 ‘생활밀착형 지역민 건강프로젝트 산림치유’에 참여한 시민들의 첫 반응이다. 우리나라에 산림치유가 소개된 역사가 짧다는 반증이다. 춘천시민을 대상으로 3월부터 진행된 봉의산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벌써 봄의 끝자락을 맞이하고 있다. 숲 현장에서, 그리고 지면으로, 시민들이 산림치유와 익숙해질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와 설레임으로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한다.

‘산림치유’는 숲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요소(산림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이다(‘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혼돈하지 말아야 할 점은 산림치유가 질병 치료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 유지를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활동이다. 산림환경요소는 햇빛, 경관, 온도, 피톤치드, 먹거리, 소리, 습도, 음이온 등을 말한다. 이런 환경요소들은 건강증진, 쾌적함, 면역력 향상과 같은 인체 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나 숲에만 간다고 해서 산림환경요소의 인체반응효과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여 숲의 다양한 환경요소가 일으키는 치유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들을 ‘산림치유지도사’라고 한다.

봉의산 산림치유 참가자들이 와선명상과 함께 온열안대로 안구찜질을 하고 있다. 

최근 휴양림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배경에는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자연과 접촉하는 공간이 계속 줄어들고 각박한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데 있다. 지금까지의 휴양은 숲에서 단순히 휴식하는 정도의 활동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숲이 인간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숲에서의 휴양 활동은 ‘산림치유’라는 적극적 의미의 휴양활동으로 전환되고 있다. 필자는 2019년부터 산림치유의 의학적 효능을 밝히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산림환경의 생리적·정신적 안정 효과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2000년부터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매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1인당 의료비 증가율은 우리나라에 산림치유를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환경성 질환 및 환경 스트레스 증가와 국민소득 증가로 인한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도 한몫했다. 자연과 산림 안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들이 증가하면서, 특히 숲이 우리 인간에게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과학적 근거들이 밝혀지고 있으며, 국민들이 이러한 효과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

봉의산 산림치유도 그런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휴양림을 찾지 않고도 우리 동네 앞산과 뒷산에서 일상으로 접할 수 있는 건강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데 의미가 있다.

임희경(산림치유지도사 1급/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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