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혁명을 위한 미디어 바우처 국민운동을 제안합니다” 청와대 청원중
만 18세 이상 국민 3천만 명에게 연간 3만 원씩 ‘미디어 바우처’ 제안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걸맞은 국민 선택권 취지, 예산상으로도 가능

청와대 청원이 춘천에도 낯설지 않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언론혁명을 위한 미디어 바우처 국민운동을 제안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조금 낯선 단어인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는 못하다.

‘미디어 바우처 제도’란 국민인 독자에게 매년 3~4만 원 정도를 바우처로 제공하고, 국민들이 직접 좋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 언론사나 기사 또는 전문영역 미디어를 선택하여 바우처를 후원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미디어 바우처 청와대 청원. 청원인은 메이저 신문사들이 신문 발행부수 뻥튀기 수법으로 지원받은 광고홍보비가 지난 한 해에만 400억 원에 가깝다며, 이에 대한 개선 방안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 ****이 그간 착복한 나랏돈 수천억 될 것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지난 3월 한국ABC협회와 ****가 신문 유가부수를 조작해 부당하게 나랏돈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사무검사 결과 ****가 협회에 보고한 유료부수 중 실제 부수 비율을 나타내는 성실률이 평균 55%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라고 소개했다(****은 본 게시물의 일부 내용이 국민청원 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수정되어 표기된 것임).

이어 “ABC협회란 1989년 설립된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입니다. 협회의 주된 임무는 신문 및 잡지를 비롯한 멀티미디어에서 광고 매체의 수용자 크기와 분포 상황 등을 집계하고, 협회에 등록된 언론사에 보고서를 배포하는 일입니다… ****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자사의 유가부수가 전국 1위임을 과시하며, 막강한 언론권력을 휘둘러 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 자랑해 온 발행 유가부수가 사실은 2배 가까이 뻥튀기되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중략) 그런데 경악할 일은 이런 불법행위를 감시해야 할 ABC협회가 이러한 **** 세금 도둑질을 공조하였거나 알고도 묵인해 왔다는 것입니다”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김승현 의원, 미디어 바우처 법 준비 중

이러한 움직임은 법안 마련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승현 의원은 제386회 국회 본회의 발언을 통해 “정부가 연간 집행하는 광고 규모가 매년 1조 893억 원에 달하고, 그 가운데 23%인 2천452억 원이 인쇄매체에 지급하는 광고비인데 광고비로 분류되지 않은 숨어 있는 예산을 포함하면 그 비용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자료화면을 통해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신문이 폐기물처리장에 집하되어 계란판 제조용으로 팔리거나 동남아나 파키스탄 등으로 수출되는 현실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화면 설명에 따르면, 대구의 한 처리장만 해도 매달 1천 톤의 새 신문(5톤 트럭 약 200대 분량)이 처리되는데, 한 달에 약 800만 부 정도라고 한다.

또한 김 의원은 “이것은 A광고대행사의 견적 자료입니다. ○○○○를 주목해 주시면 최근 받은 자료인데도 ○○○○는 아직도 발행부수를 150만 부로 해서 신문광고의 견적서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견적서에 따라서 ○○○○는 우리나라 최고의 가격으로 광고비가 책정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법적으로 볼 때 명백한 사기행위에 해당합니다”며 현재 법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1조 원 정부 후원받은 한국 뉴스신뢰도 케냐보다 낮은 꼴찌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은 40개국 국가별 뉴스신뢰도를 해마다 발표한다. 2020년 발표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가 꼴찌로, 4년 연속 꼴찌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보고서의 40개국에는 개발도상국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라질, 칠레,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부에서 해마다 1조 원을 후원금을 받는다고 한다.

지난 4월 21일 김승현 의원의 질의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부분은 정부가 광고, 1조 800억 원되는 부분은 직접 광고에 집행하는 돈입니다”라고 광고성 비용이 1조 원이 넘는다는 것을 인정했다.

미디어 바우처 제도의 도입 취지는 잘 만들어진 신문에 독자가 후원을 한다는 독자 중심의 개념이다. 그러한 환경이라면 신문을 잘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할 것이고, 많은 독자를 확보한 언론사는 광고까지 따라올 것이다. 즉, 언론의 입맛에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독자의 입맛에 쓴다는 것이다.

일례로 SBS 월화 드라마 <조선 구마사>는 중국식 복장과 한국 음식 왜곡으로 네티즌의 항의가 들끓으면서 협찬한 기업을 집중공격하자 2회 방영하고 중단하기도 했다. 이렇듯 광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막자는 것이 미디어 바우처 제도의 근본 취지이다.

이창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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