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지리지》 ‘춘천 도호부’에는 조선시대 나라에 바치는 공물이 “꿀·밀[黃蠟]·잣·오미자·오배자(五倍子)·철(鐵)·느타리·석이·여우가죽·삵괭이가죽·노루가죽·돼지가죽·잘·수달피·표범꼬리·돼지털·곰의 털” 등등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잣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잣은 《동의보감》에 해송자(海松子)라고 하여 “성질은 조금 따뜻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관절통이나 저림, 어지럼증 등을 치료한다. 피부를 윤기 나게 하고 오장을 좋게 하며 허약하고 여위어 기운이 없는 것을 보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뿐해지고 오래 살며 배고프지 않고 늙지 않는다. 죽을 쑤어 늘 먹는 것이 제일 좋다”라고 하였다.

《세종실록지리지》‘춘천 도호부’ 

노인 변비는 장이 무력한 경우(기력저하 동반)와 장이 건조하여 발생할 수 있다. 일반 변비로 보고 변비약을 쓰면 지속된 설사로 체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한방에서 노인 변비는 장을 촉촉이 적셔주는 약이나 체력을 올려주면서 장운동을 촉진시키는 약을 투여한다. 이런 면에서 잣은 장내 건조를 막아주면서 기운을 올려주고 배변활동을 촉진시키는 데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 사용한 잣에 대한 처방 중 대표적인 것이 ‘삼인죽’이다. 삼인죽(三仁粥)은 “늙은이나 허한 사람도 다 쓸 수 있다. 처방 구성은 도인(桃仁; 복숭아씨), 잣, 욱리인(郁李仁.; 이스라치씨, 앵두씨)으로 구성된다. 복용방법은 위 약들을 잘 짓찧어 걸러 즙을 짠 다음, 여기에 멥쌀가루를 조금 넣고 죽을 쑤어 먹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복용방법이 복잡할 경우에는 수시로 잣을 먹는 것도 괜찮고, 잣을 갈아 죽을 쑬 때 넣어 먹어도 된다. 잣은 자양강장제로도 볼 수 있어 장기간 복용해도 좋다.

이시형(한의사)

《춘천사람들》이란 신문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춘천을 대표하는 신문이라 춘천에 관한 옛 서적을 통해 한방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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