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자원순환가게 re100 통해 양질의 재활용품 수거
춘천시, 성남시와 은평구처럼 양질의 재활용 수거 방안 모색 필요

“쓰레기도 돈이 된다고?”

조금은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시민활동가들은 “쓰레기는 어디서나 나오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재활용하느냐에 따라 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질 좋은 재활용품 수거 위해 주민 직접 보상

경기도 성남시는 2019년 6월 일반주택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총량 70%를 감량하고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활성화하기 위해 성남시 청소행정과, 마을주민, 성남환경운동연합, 재활용업체 등과 힘을 모아 시범사업으로 ‘마을광산’ 운영을 시작했다.

마을광산은 주민들이 재활용품을 모아 가져오면 한달간 누적기록된 재활용품 총량에 해당하는 현금을 받는 사업이다.

성남시는 마을광산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1월 시유지 공터 120㎡에 자원순환가게 1호점 ‘신흥이 re100’ 문을 열었다. 신흥이 re100은 성남시와 성남환경운동연합, 재활용업체 등 민·관·기업이 협업해 주민 주도형으로 운영한다. 상점으로 가져오는 재활용 쓰레기는 100% 재활용한다는 의미에서 ‘re100’으로 이름을 붙였다. 

가게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오후 2~5시에 운영된다. ‘제대로 비우고, 헹구고, 분리한’ 재활용 가능 쓰레기만 취급한다. 신흥이 re100이 모은 재활용품 정산은 매월 1차례 한다. 보상금은을 수거·유통하는 재활용업체 (주)동양환경에서 지불한다.

유가변동에 따라 보상액을 조정한다. 1kg에 알루미늄 캔이 560원, 플라스틱 105~200원, 의류 80원, 서적 70원, 일반종이 49원 등이다. 빈 병은 공병 보증금과 같은 금액인 소주병 100원, 맥주병 130원, 투명페트병 10원을 준다. 종이팩을 가져오면 화장지로 교환해주고 폐건전지는 종량제봉투로 바꿔준다.

신흥이 re100이 호응을 얻으며 지난달 말까지 성남시 시유지 9곳에 re100 가게가 생겼다.

지난 2월말까지 re100 가게를 이용한 주민은 4천58가구다. 주민이 가져온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등 일반 재활용품은 5만1천161kg, 소주병·맥주병·투명페트병은 43만1천243개로 1천339만8천여 원을 보상받았다. 성남시는 올해 말까지 13곳 이상의 re100 가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경기도 일자리정책마켓사업에 선정되어 도비 지원으로 기간제 근로자 8명을 re100 가게에 배치했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마을광산 시범사업 운영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쓰레기가 자산이고 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또한 내용물을 깨끗하게 씻어낸 재활용품이 마을광산에서 수거돼 깨끗한 쓰레기 배출을 실천하는 계기도 마련됐다”고 효과를 말했다.

장미라 성남시 자원순환과 재활용팀장은 “공공 재활용선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 양이 늘어나며 선별률이 떨어지고 소각 처리되는 폐기물도 증가해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시범사업으로 ‘마을광산’을 운영하게 됐다. 마을광산 운영으로 민간에서 재활용되는 분리수거량이 늘어나며 공공처리장으로 반입되는 쓰레기양이 줄어 쓰레기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어 세금도 절약할 수 있었다.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지난해 1월 자원순환가게 ‘re100’을 열어 점점 자원순환가게가 확대되고 있다. 자원순환가게는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의 좋은 본보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자원순환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재활용거점인 ‘그린모아모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2020년 7월 시범운영을 거쳐 현재 은평구 내 16개 동 전체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그린모아모아를 이용하고 있는 은평구 시민은 “관리하는 분들이 도움을 주고 계시다 보니 검사받는 기분으로 더욱더 신경 써서 분리배출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수거한 재활용품의 재활용 비율이 꽤 높다고 들었다. 아파트가 아닌 지역에 살다 보니 열심히 분리배출해도 쓰레기 차에 한번 실려가는 것을 보고 의욕이 떨어졌었다. 그런데 은평구로 이사를 와 모아모아 사업에 참여하고 종량제봉투도 얻으며 더욱 열심히 분리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시 재활용 통한 자원화 사업 추진 필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년 동안 배출되는 폐플라스틱 중 9%만 재활용되고 있다. 79%는 그대로 버려지며 12%가 소각처리되고 있다.

폐플라스틱은 선별장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골라 중간처리업체로 보내진다. 이곳에서 파쇄·세척 과정을 거쳐 플레이크 형태로 생산된다. 이후 재활용 생산업체에서 섬유와 인조 솜, 부직포 등의 제품이 된다. 

환경운동가들은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이나 소각 처리가 되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하루 4천979톤으로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생활폐기물 중 플라스틱이 50%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춘천시 재활용 가능자원 분리배출량은 2016년 13.3톤, 2017년 14.7톤, 2018년 24.6톤, 2019년 4.6톤이다. 재활용품 매각량은 각각 4.8톤, 3.8톤, 2.8톤, 3.8톤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분리배출량은 증가했으나 재활용량은 줄어들었다. 또한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전국 대비 춘천시 재활용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5.4% 낮고, 소각률은 10% 이상 높았다.

강인곤 바라임팩트대표는 “플라스틱 폐자원의 ‘수거-선별-재활용’ 시스템 혁신을 통해 플라스틱 선순환 경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자원순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며 “춘천형 사회적 협력 모델 통한 지속가능한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해 수거와 운반 과정에서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협동조합, 소셜벤처 등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 공공재 재활제품 생산 및 지역 내 설치를 통해 지역주민 모두가 자원순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쓰레기 발생 시점부터 재활용을 통한 제품생산까지 전 과정을 큰 그림을 그려 쓰레기 자원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춘천에서도 2019년부터 성남시 re100과 은평구 그린모아모아와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춘천생활협동조합은 2019년 9월부터 PP와 PE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춘천아이쿱생활협동조합을 비롯해 한살림 춘천, 춘천두레생활협동조합에서 수거를 시작했다. 또한 춘천시자원봉사센터에서도 ‘모아챌린지’를 시작해 40일 동안 300kg을 모아 춘천시 환경사업소에 전달했다. 소양동 현대아파트(주 3회)와 장학리 부영아파트(주 1회)에서도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40일 동안 512kg을 모아 춘천케미칼에 전달했다.  

춘천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시민들은 가정에서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이 모두 재활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별장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 중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은 소각되거나 매립이 된다. 모아챌린지는 선별장에서 선별되지 못하는 생활 속 플라스틱 중 PP와 PE를 모아 100% 재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모아챌린지는 개인 활동에서 가족, 유치원, 학교, 공무원 동아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동주택은 소양동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장학리 부영아파트, LH해온채아파트, 아이파크아파트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농동 현대아파트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재활용품 수거사업에 참여한 환경운동가는 “춘천시도 성남시와 은평구처럼 사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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