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막골 리얼전

막걸리 애호가들은 한 잔 쭈욱 들이키고 탄성인지 음미인지 “캬아!” 소리를 지르는 버릇이 있다. 

2020년부터 술 광고에서 ‘음주폐해방지’라는 명분으로 금지시킨 “캬아!”라는 감탄사가 그리운 저녁에 ‘리얼전’을 찾았다. 몇 팀의 손님들이 잔을 부딪치며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모듬전’을 주문하고 가득 부은 막걸릿잔을 들어 “건배”하며 단숨에 마시고 “캬아!” 감탄사를 내뱉고 함께 웃었다. 주문한 ‘모듬전’이 나왔다. 푸짐한 양, 알록달록한 색감, 고소한 맛, 다양한 종류의 전을 뜨거운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먹었다. 역시 맛이 일품이었다.

‘리얼전’은 애막골 중심 상권에서 벗어난 뒷골목에 위치한 식사 겸 막걸리와 모듬전(호박전, 김치전, 육전, 감자전, 장떡 등)을 주메뉴로 하는 퓨전음식점이다. 대개의 전집은 냉동식품에다 달걀과 밀가루를 새로 입혀 데워 주는 반면 ‘리얼전’에서는 직접 재료를 구입하여 전 요리 과정을 손수 만들기에 ‘리얼전’이라는 상호를 붙였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맛도 보장되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고 한다. 그밖에 닭볶음탕, 얼큰한 동태탕도 술안주로 인기라고 한다. 

‘리얼전’은 김영신 대표(54세)가 운영하는 15평 남짓한 5개의 좌석이 있는 아담한 식당이다. 5년째 꾸준한 영업으로 단골도 많이 생겼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많이 감소했다. 김 대표는 “저희 ‘리얼전’은 애막골의 주류상권이 아니라 좀 변두리에 위치해 있어서 거리에 손님들이 많아야 저희 가게까지 들어오는데 요즘 전체적으로 유동인구가 없어서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래도 손수 만든 특별한 ‘모듬전’과 막걸리, 저렴한 가격이 꾸준히 단골을 만드는 비결이라고 했다. 한 테이블에 5만원 내외로 한잔하며 저녁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막걸리 애호가들에게는 모듬전의 환상적인 궁합, 착한 가격이 매력일 것이다.

개업 당시 여러 손님의 입맛을 맞추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상심도 했지만 여러 해 동안의 영업 노하우로 손님의 대부분이 단골이 됐다고 한다. 5년 동안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었기에 단골손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성실함과 긍정의 여유를 지닌 김 대표의 ‘리얼전’을 응원한다. ‘모듬전’을 흡입하던 행복했던 입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을 것 같다.

문의 263-0862 / 영업시간 16:00~24:00

주소 우성로79번길 12-13

김현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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