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획되고 2021년 3월부터 진행중인 ‘봉의산 건강프로젝트’ 프로그램의 핵심 취지는 지역민을 위한 ‘생활밀착형 산림치유’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멀리 있는 휴양림이나 치유의 숲이 아니라도 내가 사는 동네 앞산과 뒷산에서 흔하게 접하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가볍게, 자주 다가가자는 것이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국립산림치유원, 전국 15개소의 국립숲체원, 국립하늘숲추모원 등 국민의 니즈에 부합되는 최적의 산림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특화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시·도유림 확보를 늘려가며 ‘치유의 숲’ 조성에 붐이 일고 있어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산림치유 확산세가 동력을 얻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도 현대인들에게 가중된 스트레스 지수는 이미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진단과 우울한 사회 분위기도 빈번하게 회자되고 있다. 범국민적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 차원의 시스템 마련에 부합함일 것이다.

춘천시민들이 지난 25일 오전, 봉의산 순의비 앞에서 지팡이체조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치유의 숲’ 조성에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들여 산림치유 프로그램 개발 컨설팅과 세부구성 공모사업을 발주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들의 관심도와 의지 차이에 따른 구성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 편차는 실제 프로그램 운영의 질을 좌우하는 정도의 중요 요소로서 간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치유의 숲 최초 설계 후 변경은 또다시 적지 않은 예산 소모와 시간 투자를 감수해야 한다. 필자가 답사를 다닌 치유의 숲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은 산림치유지도사라면 모두가 입을 모으는 사안들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 치유의 숲 조성 전 선진지 답사와 인터넷 조사 등 발품과 시간을 들여 시행착오를 줄여야 하는 것은 예산 절감을 넘어 숲이 주는 치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엄중한 의무다. 숲 자체가 주는 치유력이 8할이지만 산림치유라는 적극적인 산림복지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고민과 열의가 더해져야 할 것이다.

산림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항목이 ‘홍보 부족’으로 나타난다. 특별한 대상을 타깃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나 개인들의 적극적인 인터넷 검색을 통한 참여가 대부분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한 후 자연을 향한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피로도는 정점에 달했고, 대상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치유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인간의 심신을 무장해제시키고 안온함을 주는 숲의 막강한 치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감히 단언한다. 앞서 제시했듯 산림치유는 숲을 해설하고 숲생태를 체험하는 산림교육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인식되고 누구에게나 익숙한 산림치유를 알려내기 위해 지역민을 위한 생활밀착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시도중이며 춘천시민을 위한 상설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미션이다. 숲은 조용히 말한다. “언제든 함께하자고~”

임희경(산림치유지도사 1급/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대표)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