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 ‘일당백 리턴즈’
야생화·씨름·유기동물·수상버스킹·서재 공유 등 47가지 프로젝트
팀당 100만원 지원 개별 진행 후 9월 성과공유… 일부 심화 프로젝트로 확대
“딴짓은 전환과 회복이며 새로움의 씨앗”
“참신한 ‘딴짓’이 시민과 도시에 활력을 주고 도시문화로 퍼지길”

“이런 일 재미있을 것 같은데…. 에이 귀찮아.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뭐….” 일상에서 떠올린 소소하고 엉뚱한 딴짓은 이렇게 사그라든다.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이다.

일상 속에서 재미와 행복을 느끼고, 나아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모든 행동이 바로 ‘딴짓’이다. ‘딴짓’은 밥벌이와 상관없지만 생활의 활력이 되며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돈과 시간 낭비가 아닌 전환과 회복의 시간이다. 때로는 각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아이디어가 탄생하기도 한다.

문화도시 조성사업 ‘일당백 리턴즈’는 시민들이 평소 일상에서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시도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실현하도록 돕는다. 시민과 도시에 활력을 주고 도시문화로 퍼질 야생화·씨름·유기동물·수상버스킹·서재 공유 등 47가지 참신한 ‘딴짓’을 펼쳐갈 시민들이 아르숲 생활문화센터 열린 숲(1)·이야기 숲(2)·모두의 살롱(3)에 모여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아이디어를 문화적으로 생산해내는 시민들은 그 경험을 통해 시민 문화기획자로 거듭나 문화도시 춘천의 토대가 될 수 있기에 무척 흥미로운 프로젝트이다.

시민의 이런 ‘딴짓’을 응원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시작을 앞두고 있다. 바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일당백 리턴즈’이다. 총 68건의 프로젝트가 접수되어 이 중 개인 38건, 프로젝트팀 9건 총 47건의 쓸모있는 ‘딴짓’이 선정됐다. 지난 4일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에서 47건의 프로젝트를 기획한 개인과 팀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전문가 컨설팅을 받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대학생·회사원·이주민·교사·예술가·도서관 사서·임업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책 문화·우편·뮤직비디오, 호수·숲·뒷동산·옥상의 재발견, 유기동물·반려동물, 가족 소통, 중년의 고민, 장애인 문화 활동, 춘천의 매력 탐구, 환경문제 등 일상의 소소한 관찰로 길어 올린 47가지 아이디어들이 문화 이벤트로 펼쳐진다.

이처럼 ‘일당백 리턴즈’는 시민들이 평소 일상에서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시도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실현하도록 돕는다. 이는 ‘나’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살고 싶은 시민들이 ‘쓸모 있는 딴짓’을 통해 ‘나’다운 삶의 전환을 경험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청춘씨름을 기획한 송수진(교사) 씨는 “중장년 세대는 씨름을 잘 알지만 젊은 세대는 잘 모른다. 춘천에는 후평초·중, 춘천기계공고, 한림대 4곳에 씨름부가 있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른다. 또 평소 지역에서 씨름이 생활스포츠로서 존재감도 없는 등 한국 고유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이 잊혀져가는 게 아쉬웠다. 그러던 중에 ‘일당백 프로젝트’를 알게 되어 기획안을 제출했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이라 예술프로젝트만 선정될 줄 알았는데 다양한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져주어 기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씨름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려고 한다. 여성씨름 동호회도 발전시키고 싶고, 이후에는 프로젝트를 심화시켜서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씨름대회도 열고 싶다. 프로젝트는 6~7월 주말에 3~4차례 정도 진행하려고 한다. 곧 SNS를 통해 참가 시민도 모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뒷산 식물 탐험대를 기획한 김진태 씨는 “청주의 조경회사에 다녔다. 춘천은 할머니의 고향이자 가족 소유의 작은 산이 있는 곳이다. 평소 생태복원에 관심이 컸는데 돌보지 않아 황폐해진 그 산을 보고는 춘천으로 이주했다. 숲을 가꾸던 중 ‘일당백’을 알게 되어 참여했다. 식물을 주제로 표본·압화를 만들고 책자를 만들 계획이다. 춘천은 산이 많긴 하지만 시민들이 식물과 나무·숲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에게 식물과 숲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다. 이후 숲을 활용한 치유 콘텐츠도 개발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기견 인생사진 프로젝트 ‘여기보개’를 기획한 길창인(포토그래퍼) 씨는 “강촌의 한 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봐온 형식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유기견 입양 공고 사진이 늘 마음에 걸렸다. 포토그래퍼로서 유기견들이 좋은 곳에 입양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춘천시동물보호센터와도 함께하고 싶고, 춘천이 반려동물 친화도시인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지역에서 유기견 입양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시민문화팀의 김고운 주임은 “문화활동에 참여가 없었던 시민들도 많은 지원과 관심을 보여서 반가웠다. ‘나’의 도시에서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딴짓’의 시도와 도전을 응원하며 참여하는 시민이 프로젝트를 통해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기 바란다. 앞으로도 이어질 이 사업을 통해 시민이 맘껏 ‘쓸모 있는 딴짓’을 펼치며 재밌고 신나는 춘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원금은 팀당 100만원이고 6월부터 8월말까지 각 프로젝트들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며 9월초에는 성과공유회가 열린다. 특히 일부 프로젝트는 평가를 거처 확장된 심화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이미 수차례 강조된 것처럼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시민참여가 핵심이다.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아이디어를 문화적으로 생산해내는 시민들은 그 경험을 통해 시민 문화기획자로 거듭나서 문화도시 춘천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일당백 리턴즈’가 선보이는 ‘딴짓’이 ‘한눈팔거나 쓸모없는 일’이 아니라 시민과 지역에 유쾌한 활력과 전환을 주리라 기대되는 이유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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