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유정(연극 연출·배우)

봄. 춘천마임축제, 춘천인형극제 봄 시즌을 끝으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입니다. 여름을 향해 가는 6월 문화 살롱은 LG 아트센터에서 공연된 공연을 소개하려 합니다.

연극 <그을린 사랑>입니다.

이 작품은 코로나19 상황 가운데에서도 매진을 이룬 3시간 40분짜리 연극으로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바논 태생의 작가·배우·연출가인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의 작품이며 연극 상연 후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예술영화로 발표됐을 때 최다 관객을 동원했고 연극과 영화는 <그을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희곡의 원제목은 <화염(Incendies)>입니다. Incendies는 프랑스어로 “화재, 넓게 퍼진 붉은 광채”를 뜻한다고 합니다.

내용을 살짝 살펴보자면, 캐나다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 중동 출신 여인 나왈 마르완은 쌍둥이 남매에게 두 통의 편지를 각각 지정된 수신인에게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생을 마감합니다. 딸인 잔느에게는 죽은 줄로 알았던 아버지를, 동생인 시몽에게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형을 찾아 편지를 전해야만 하는 유언입니다. 

이에 그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두 통의 편지와 함께 생전 어느 날부터 여러 해 동안 침묵을 지켰던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중동으로 떠난 쌍둥이 남매는 어머니의 고향을 시작으로 그녀가 지나간 인생길을 찾아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전쟁과 폭력, 슬픈 역사와 고통으로 얼룩진 어머니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고, 그 끝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2020 백상예술대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 베스트 3,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올해의 작품상 등을 받은 ‘연극’ 히트작 중 하나입니다.

꼭 1년 전 학생들과 함께 이 공연을 올렸습니다. 희곡의 제목 <화염> 그대로를 썼습니다. 그렇게 제작자, 영화수입업자들의 제목 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작품의 본질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같은 단어, 각기 다른 의미들이 존재합니다. 그래도 연극은, 무대는, 연기는 삶은 본질인 ‘순수’를 향해야 합니다.

봄을 지난 오늘, 춘천의 모든 공연이 ‘순수’ 안에서 ‘본질’을 찾아 ‘예술’이 되어가는 뜨거운 여름을 보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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