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천 끝자락 ‘습지야생화공원’ 풍부한 동식물 종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함께하는 북한강 생태계 시민조사활동이 지난 2월부터 연말까지 춘천지역에서도 진행된다. 우리 마을 수변지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관심을 가져 보고자 월 2회 활동하는 생태조사팀의 일지를 월 1회 공유한다. - 편집자 주

장마철도 아닌 지난달 매우 잦은 비가 내렸다. 평균 14.4일로 1973년 이후 최다인데 이른 장마는 아니고 대기 상층의 찬 공기가 자주 남하하며 저기압이 발달한 것이라 한다.

(위)‘습지야생화공원’에서 알을 품고 있던 둥지를 떠나 배회하는 ‘갑짝도요새’ (아래 왼쪽부터) 갑짝도요새가 품고 있던 둥지 속의 알 / 5월 14일 하중도 공사현장 습지에서 먹이활동중인 논병아리       사진=고학규 시민기자

때문에 조사팀이 현장탐사를 나간 지난 2일 모두 비를 만나 우여곡절 속에 진행됐다. 지난달 첫 번째 조사는 5월 7일 오전 공지천과 상류 학곡천 일대다. 철새들 종류는 대부분 사라졌고 자주 발견되는 흰뺨검둥오리들 몇 개체만 보였다. 공지천의 끝자락과 동내면 신촌천, 그리고 학곡천의 합류 지점에 있는 ‘습지야생화공원’은 볼거리가 풍성했다. 공원 규모는 작았지만 2008년 춘천시가 생태환경복원사업을 위해 50여 종의 야생화를 조성하면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었다. 타래붓, 콩조팝, 붓꽃, 애기똥풀, 선씀바귀 등의 야생화들이 만개중이었다. 이곳은 공지천 산책로처럼 콘크리트가 깔리지 않은 길이라 흙을 밟는 느낌이 푹신하고 부드러워 좋았다. 하지만 발아래 걷는 길을 조심히 살펴야 할 때도 있다. 가끔 둥지를 틀고 알을 품던 ‘갑짝도요새’가 놀라 달아나기 때문이다. 네 개의 알을 품던 도요새가 돌아올 수 있도록 조사팀은 자리를 떴다. 

갑작스런 소나기에 오후 일정은 일주일 뒤인 5월 14일로 연기됐다. 이날은 상중도와 하중도, 그리고 우두강변을 돌아봤다. 소양2교와 우두교 구간 미루나무와 버드나무가 다수 확인됐고 하중도에는 자연 발생 미루나무 군락이 조밀하게 형성돼 있었다. 중도 전역 가시박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시작했고, 수달의 흔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5월 28일은 ‘북한강 생태계 시민조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춘천팀이 영월팀에 합류해 동강지역을 탐사했다. 이 지역은 도보탐사가 불가능해 래프팅으로 12km를 다녀야 했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다시 만들기 힘든 기회라 우중 속 조사를 강행했다.

이곳에서는 비오리와 백로, 왜가리, 가마우지, 청둥오리 등이 많았고 자갈이 깔린 강변엔 아름다운 물떼새 소리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비를 맞으며 노를 저어야 했던 탐사팀은 흐르는 물에 몸을 맡겨 출렁대는 비오리 떼의 유연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춘천에서도 골치인 가마우지 떼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다행히 개체수가 많이 줄어 100개체 이하 정도로 보였는데 현지인들은 이를 반가워하면서도 개체수가 줄어든 이유를 모른다 했다. 래프팅 코스 중 ‘어라연’처럼 아름다운 강변을 자랑하는 영월 동강과 잔잔한 의암호 주변 조류종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은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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