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다. 날이 더워지고 비가 오면 피어나는 꽃이 있다. 머언 먼 어느 행성에서 찾아왔나 빗소릴 들어야 낙엽을 비집고 세상으로 나오는 꽃이다. 밤새 꿈도 꾸었다. 여리디 어린 모습, 순백색의 옷을 나부낀다. 멀고 먼 별나라에서 나를 만나러 왔으려나 외계인이란 이름처럼 짧은 손 파란 눈으로 방긋방긋 인사한다. 정다운 몸짓 날 보러 오는 길이었겠지, 하얀 천사 두 손 마주 잡고 어딘지도 모를 길을 날다 날다 꿈에서 나왔다. 좋은 징조다. 백옥 입은 천사를 만나리다.

평소보다 일찍 뜬 눈, 수정초를 영접할 채비에 맘이 들뜬다. 함께한 동료들도 꽃을 보기 좋은 날씨라며 기대에 찬 얼굴들이다. 숲속을 한참 걸어 살짝 그늘지고 음습한 자리에 꿈틀꿈틀 머리를 들어 올리고 기지개를 켠다. 고개를 들고 파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 그대!

나의 님이여!

간밤의 꿈길을 더듬어 돌아본다.

수정초(수정난풀)와 유사하다는 뜻의 이름이다. ‘나도수정난풀’이라고도 한다. 여러해살이풀이며, 광합성을 하지 못해 녹색을 띠지 않고 하얀색이다. 썩은 생물에서 양분을 취하는 부생식물이다. 참나무 낙엽이 많은 습한 곳에 자생한다. 대룡산 등산로 옆 습한 곳이나 팔봉산, 태기산 등지에 자생한다. 높이는 8~15cm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긴 타원형이며, 퇴화하여 비늘조각 모양이고 가장자리는 둥글다. 길이는 1~2cm, 폭은 0.5~0.8cm이다.

꽃은 5~7월에 줄기 끝에 1개씩 아래를 향해 은백색으로 핀다. 길이는 2cm 정도이다. 꽃받침조각은 일찍 떨어진다. 꽃잎은 5개이고 긴 타원형이다. 수술은 10개이고 꽃잎보다 짧으며, 수술대는 기다란 흰색 털로 덮인다. 꽃밥은 노란색이며, 씨방은 1실이다. 열매는 여러 개의 방에서 튀어나오는 삭과(果)이고 넓은 타원형이다.

나도수정초는 수정난풀과 비교할 때, 늦봄에서 여름 사이에 일찍 피고 암술머리가 짙은 청자색이다. 또한 열매가 아래를 향해 익는 점이 특징이다.(출처=두산백과)

사진·글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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