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1단계와 2단계가 반복되면서 재미도 없고. 의욕도 없어지고 있다. 여전히 우리의 마음은 봄을 기다리는 겨울인 것 같다. 일상은 지나가고 있는데 뭔가 빠진 느낌! 바로 일상의 즐거움이다.

매년 봄이면 춘천에서는 많은 문화행사와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요즘은 답답한 일상 안에 갇혀 있다. 황사도 말끔히 걷힌 화창한 날이 계속되고 있는데 말이다. 나는 문득 예술가들은 코로나19에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안녕하신지, 그 많은 예술가들은 잘 지내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몇몇 여성들과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자”며 비영리단체 ‘안부를 묻다’를 만들고 처음 기획한 사업이 ‘정말 안녕하신가요!―여성 아티스트를 찾아서’이다. 우리는 20대부터 8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고 음악, 연극, 그림 등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공연무대가 사라지면서 여성 연주자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 알고도 싶었다.

처음 만난 여성 연주자들은 ‘쏠레 앙상블’이었다. 그들은 “태양같이 밝고 뜨거운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하는 아티스트들이었다.

“누군가가 안부를 물어주길 원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안 물어보더라구요! 처음으로 안부를 물어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람들은 20대 여성들은 괜찮은 줄 아나봐요.”(피아니스트 강예인)

그녀는 우리의 ‘잘 지내는지! 묻는 안부’를 무척 반기며, “‘왜 아무도 우리에게 잘 지내는지 안 물어보지’라고 생각하며 ‘20대의 여성 예술가도 힘들고, 버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밝고 긍정적인 그녀조차도 코로나19로 인해 무대와 방과후수업, 레슨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지? 무엇을 해야 하지?”라고 자문하며 방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다시 힘을 내고 있다. 20대 예술가들의 관심이 온라인 공연장으로 옮겨가면서 자신 역시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다만 온라인 공연을 위해서는 저작권 문제, 영상기술 등 필요한 요소가 많아 혼자 모두 해결하기가 버겁다. 그래도 그는 패기 있게, 열심히 연습하고, 관객과 소통하려고 다방면으로 준비 중이다. 

박은미(바이올린티스트) 씨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녀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독박 육아에 지쳐 있었다. 아티스트로서의 삶이 아니라 엄마의 모습만 있어 아주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기까지 했다. 그럴 때면 경쾌한 탱고를 연주하며 이겨내려 했다. 그녀는 앞으로 육아에 지친 이들을 위해 위로와 희망을 주는 연주를 하고 싶다.

성악가 민계숙 음악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무대와 관객의 소중함을 더욱 알게 되었다”고 전하며 앞으로 “힐링과 위로의 무대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만난 예술가들은 음악의 힘을 믿으며, 지친 우리를 위해 연주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빛나고 있었다. 

아무도 그들에게 시키지도, 부탁하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연습하고 연주한다. 그들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서로가 가진 힘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춘천에서 전시회와 음악회, 축제들이 다시 슬슬 시작되고 있다. 작지만 매우 밝게 빛나는 아티스트들을 그곳에서 만나길 바란다.

유은정 (책 대여점 즐겨찾기 운영, 춘천여성민우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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