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21년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지도에 독도를 슬그머니 일본 땅으로 표기해놓아 전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보이콧도 주장하고 있다.

‘스포츠와 정치’ 또는 ‘스포츠 외교’라는 말은 외교적·사회적·정치적 관계에 영향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스포츠를 이용한다는 뜻이다. 올림픽은 외교적 수단으로 스포츠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표면상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는 스포츠의 정치 이용 사례는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1956년 제7회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탈리아) 때부터 1964년 도쿄올림픽까지 서독과 동독은 ‘통일 팀’으로 참가했다. 서독 삼색기(三色旗) 중앙에 올림픽 마크를 그리고, 국가(國歌) 대신에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을 채택했다. 또한 1964년 도쿄올림픽에는 인종차별을 일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참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도쿄올림픽에서도 스포츠를 통한 일본의 ‘야만적인’ 본심을 드러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보고서》에 수록된 도쿄올림픽 봉송로 지도에는 독도가 ‘다케시마’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다. 또한 이 올림픽에서 북한은 개막 하루 전에 ‘보이콧’을 선언하고 선수단을 철수시켜야 했다. 올림픽에 앞서 당시 사회주의국가 중심으로 치러진 반(反)IOC 성격의 신흥국경기대회(GANEFO·가네포)에 출전한 선수들이 IOC로부터 올림픽 출전 금지 제재를 받은 것이다. IOC는 이 대회를 정치적 목적의 대회라며 인정하지 않았고, 올림픽조직위는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게는 입장을 허용하는 ID카드를 발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조치로 북한의 13개 종목 145명의 임원진과 선수단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처럼 올림픽이란, 특히나 일본에게 올림픽이란 정치행위 그 자체다.

올림픽 관련 독도 이슈에 대해 일본은 IOC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1964년도 도쿄올림픽 봉송로 지도의 독도 표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반도기 내 독도 표기 삭제 요구 관철, 2021년 도쿄올림픽 봉송로 지도에 독도 표기에 대한 IOC의 무대응 등이다.

전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2019년 12월 발간한 《후쿠시마 사고와 도쿄올림픽》이란 책을 통해 올림픽의 허구성을 질타한다. “올림픽은 어느 때든 국위 선양에 이용돼왔다. 최근에는 전시성 구조물 건설로 인한 엄청난 낭비 조장과, 그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얻는 토건족을 중심으로 한 기업 무리들이 올림픽을 먹잇감으로 삼아왔다”라고 비판한다.

그는 또한 언론이 앞장서서 올림픽 홍보에 열을 올리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국민(非國民)이라고 지칭한다며 깨어 있는 시민과 언론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도쿄올림픽 개최 이후 일본의 노림수는 원자력 오염수 해양 방출, 더 나아가 군사대국화의 수순일 터이다.

이제 우리도 도쿄올림픽에 대한 적극적 정치행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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