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노인 학대 증가 추세
지난해 도내 노인 학대 414건 중 춘천 116건
가해자는 가족, 장소는 집안 가장 높아

코로나19 이후 도내 노인 학대 발생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노인보호전문기관(이하 ‘강원노보’)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노인 학대 신고 접수 건은 총 414건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 기준 365건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5월 31일 기준 노인 학대로 판정된 사례만 130건에 달한다. 

2020년을 기준으로 도내 노인 학대 피해 성별 비율은 남성 25.4%, 여성 74.6%로 여성이 3배가량 높았다. 학대 유형도 신체·정서적 유형이 총 73.9%로 직접 피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심지어 학대 장소는 가정 내 75.4%에 이어서 노인생활시설이 21%다. 노인에게 직접적인 돌봄이 제공되는 장소에서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셈이다. 학대 행위자는 친족이 57.4%, 노인 관련 기관 종사자가 33.5%로 친족 학대 행위자가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 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발생한 414건의 노인 학대 사례를 지역별로 분류한 결과, 춘천 28.1%, 원주 25.4%, 강릉 14.7% 등으로 춘천이 도내에서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서 춘천에서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는 가정 내로 2019년 59건에서 2020년 9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시민 김모 씨는 올해 40살이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아들은 외출하는 일도 없고 일도 하지 않는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김모 씨가 아들의 통신비나 간식 값을 주지 않으면 아들은 고함을 지르며 집안 집기를 던지고 심지어 주먹을 휘두르기도 한다. 또 다른 사례로 최모 씨(여)는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고 있다. 최모 씨가 친구와 산책을 하고 온 날에는 다른 남자를 만나고 왔냐는 의심과 협박·욕설을 감내해야 했다. 최모 씨는 간단한 전화 한 통도 자유롭게 할 수 없다.

이에 강원노보는 노인 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강원노보는 노인 학대 신고 접수 시 현장조사를 통해 학대 정황, 재발 가능성을 고려한다. 이후 분리 필요성을 파악해 피해 노인에게 안내하고 동의 여부에 따라 학대피해노인전용쉼터 입소를 추진한다. 또한 지속적 안전 확보를 위해 학대 행위자의 처벌, 학대 피해자의 거주지 분리,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제공한다. 안전 여부가 확인되면 종결 평가를 통해 사건을 종결하며 일정 기간 사후관리를 통해 학대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

황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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