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오래 살았지만 제대로 마임축제에 참여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난봄, 우연히 공지천 의암공원을 산책하다가 춘천마임축제(봄 시즌) 축제장에 들르게 되면서 공연, 축제라는 것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나 스스로 춘천마임축제를 검색하고 여름 시즌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SNS를 통해 여름 시즌의 마임프린지 시민 심사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시민의 입장으로 마임프린지 공연을 본 소감은, 문화예술에 문외한이지만 세 작품 모두 신기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무의 <창문>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세상과 통했던 수많은 통로가 막히고 자유롭게 바깥과 소통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창문뿐, 창문을 매개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는 스토리이며 마임, ‘LED포이 저글링’, ‘쉐도우그라피’, ‘버블쇼’ 등 다양한 분야를 마술에 접목해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마임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표정 연기와 행동만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정적일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임과 마술 또는 다른 분야를 함께 함으로써 새로운 장르가 될 수도 있구나를 느꼈고 생각의 틀을 깰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공연으로는 초록고래의 <멘도롱 선샤인>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과 지구인의 조수(반인반수), 그리고 화성인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쌓는다는 독특한 주제여서 공연 전부터 기대가 되었고 주제만큼이나 스토리와 안무가 흥미롭고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춤과 동작만으로 지구인, 조수, 화성을 등을 표현하는데 “아, 저 공연자분이 이걸 표현하고 있구나” 또는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전달력이 아주 좋아 신기했고 기회가 된다면 또 보고 싶은 공연이었습니다. 

마지막 공연인 프무프로젝트의 <사이-ㅅ, 마디>는 코로나로 인해 흔한 인사조차 어려워진 요즘, ‘밥 먹자’라는 문장을 통해 멀어진 사이 또는 그사이가 가까워지는 모습을 표현하려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공연 중 가장 심오하고 생각이 많아진 공연이었습니다. 한국무용으로 이루어진 안무를 보면서 여러 가지 많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는데 무슨 의미로 저렇게 표현하고 있는 걸까 되새기게 되고 여운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무용이 정말 선이 곱고 아름답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 아쉬웠고 많은 한국무용 공연을 더 찾아보며 조금 더 예술적 시각을 넓히고 싶다고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세 공연 모두 신진예술가들로 구성되었다고 들었는데 저에게는 프로 수준의 공연이었고 이런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저처럼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힐링의 시간이었기를 바라며, 관객의 박수 소리에 예술가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고 예술 활동에 힘이 되셨길 희망합니다.

또한, 신진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저와 같은 시민들이 좋은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신 춘천마임축제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문화예술에 눈을 뜨는 늦깎이 사회 초년생이 되어갑니다. 

김예진(만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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