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된 강촌 붉은점모시나비 어디 갔나?
중도 맹꽁이 알, 소양3교 수달 흔적 미확인

6월의 미션은 붉은점모시나비와 층층둥굴레, 그리고 맹꽁이 찾기. 

6월 4일 편의점 모닝커피를 마시고 강촌으로 향했다. 2015년에 강촌에서 말골 가는 어디메쯤 철길에 멸종위기종 1급 붉은점모시나비가 좋아하는 기린초를 파종하고 나비를 방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던 터라 미리 강촌레일파크 쪽 철길 진입로를 찾았다. 강촌2리 정재억 이장님의 도움으로 레일 진입로를 찾았다. 철로 위에 가지런히 식재한 기린초는 아직 활짝 핀 상태는 아니었다. 표지판을 보니 6월 말에서 7월 초 성충이 활동하고 번식하는 시기라는데 그래서인지 두 시간 넘게 헤맸지만, 우리가 찾는 나비는 단 한 마리도 찾을 수 없었다. 이후 1주 간격을 두고 두 번 더 시도했지만 역시나 확인할 수 없었다.

공지천에 노니는 흰뺨검둥오리 가족들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붉은점모시나비에 대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층층둥글레를 찾으러 백양리역으로 향했다. 한때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되었다가 강변 습지에서 종종 발견되며 지정 해제된 식물이다. 다섯 명의 조사팀이 강촌역 부근 강변과 갈대숲을 한 시간 넘게 헤맨 끝에 드디어 발견. 풀 속에 갇혀 잘 자라지 못했지만 수십 포기가 몰려 있었다. 강변을 점령한 갈대에 서식지를 빼앗긴 모습이 안타까워 주변 풀들을 제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음을 기약하고 맹꽁이를 찾으러 중도로 향했다.

춘천대교를 건너 우측에 인공 연못 같은 곳이 있다. 아파트를 짓느라 국사봉 근처에 서식하던 맹꽁이들을 이곳 중도로 옮겼다는 얘기를 들어, 이맘때면 맹꽁이가 산란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연못엔 올챙이들만 신났고, 주위엔 개망초만 지천이었다.

(왼쪽부터) 6월 중순 우두 강변에서 확인된 원앙 가족, 강촌역 강변 부근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층층둥굴레에 꽃망울이 맺혀있다.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지난 20일 2차 탐사일. 혹시 맹꽁이가 산란했을까 싶어 다시 중도를 찾았으나 역시 아직은 때가 아닌 모양이다. 우거진 숲은 온통 어치들만 부산하게 지저귀고 날았다. 하중도 숲길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다양한 새들이 합창한다. 모습을 보기도 어렵고 소리도 분별하기 어려운 가운데 그나마 멧비둘기, 꿩, 직박구리 울음소리를 찾아냈다. 먼 곳에서 뻐꾸기도 간헐적으로 울어댔다. 오늘도 요행히 오색딱다구리를 발견했다. 큰 줄기가 아니라 작은 가지를 쪼아대는 것으로 봐서 아마 어린 친구가 천공 연습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소양3교 교각 아래서 수달을 봤다는 제보가 있어 현장을 둘러봤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조사단 팀원 한 명이 6월 중순 우두 강변을 누비던 원앙 가족을 발견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열 마리 애기 원앙 모두 무탈 성장해 가을에도 관찰이 되면 좋겠다. 겨울 철새들의 안식처였던 온수 저수지는 물이 불었고 철새는 한 마리도 확인이 안 됐다. 

공지천으로 돌아와 십여 마리 대가족을 이끌던 흰뺨검둥오리 두 가족을 만났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새나 모든 어린이는 귀여움 그 자체다.

유은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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