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포로 가는 길 / 빅터 조 作
31X29X57cm, polyester 2019

 

 

최삼경의 아뜰리에①  

 

 

환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 세상, 길이 보인다 한들 절벽이거나 벼랑으로 끝이 나는 길. 그대로 조각이 나는 길. 급기야 말조차 필요 없다는 듯 마스크를 껴야 안심이 되는 사회. 한 땀 한 땀 노동을 비웃듯 높이 올라가는 아파트는 신자유주의의 깃발을 휘두르며 철통의 보안을 내세운다. 연애, 결혼, 출산 3종 세트는 포기한 지 오래되었고, 여기에 취직, 내 집 마련, 꿈을 잃어버린 5포, 7포의 세상. 이러다가 어느 동네 이름처럼 삼천포로 빠지는 따라지 인생들만 남지 않을런지요. 희망이 없는 사회는 태양이 꺼진 시대입니다. 자꾸 안쪽으로 자폐와 유폐의 면적을 넓히겠지요. 청년의 패기는 어디로 갔느냐! 묻지 마십시다. 골방에 앉아 신문지 위에 펼친 저 소주와 안주가 행복과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어떻게든 힘내! 이게 그나마의 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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