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막국수

석사동 주민센터 도로 건너편 먹자골목에 위치한 청송막국수는 단골들이 숨겨놓은 보석 같은 맛집이다. 겨울철에는 손만둣국으로 소문이 자자하고 여름에는 막국수로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이곳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맛으로 감동을 주는 메뉴가 있다.

주문 즉시 뽑아내어 삶아내는 메밀국수에 뽀얀 콩물을 가득 담아주는 여름 대표 음식인 메밀 콩국수가 그것이다. 스테인리스 국수 사발에 시원하게 담아 내온 콩국물 위로 맛있게 볶아 으깬 깨소금이 듬뿍 올려져 있는데 깨소금이 어찌나 고소한지 주인장의 섬세하고 깊은 손맛이 느껴지기에 손색이 없다.

포기김치를 숭덩 썰어 가지런히 담겨나온 김치는 젓갈을 많이 안 쓰고 담아 깔끔하고 시원한 맛으로 콩국수와 제격이다.

이곳은 어머니같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서빙을 하고 음식을 함께 만든다. 한쪽에서 파를 다듬고 한쪽에서는 분주히 국수를 삶아내면 주방 앞에서는 깨를 뿌리고 고명을 얹으며 즐겁게 일하는데 모두 표정들이 즐겁고 밝아 어린 시절 시골 외할머니 집에 놀러 간 기분이 들었다. 정겨움과 함께 편안함이 느껴진다. 주방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음씩 솜씨를 자부하는 사장님의 자랑도 이어진다. 

사북 오탄에서 계약재배로 농사지은 콩을 삶고 걸러 정성껏 만든다고 한다. 생면을 뽑아 만들어내는 국수도 다른 집과 차별화된다. 좋은 콩과 좋은 재료로 만드는 것이 고소함의 남다른 이유인 것 같다. 시판되는 콩물로 쉽게 만드는 식당이 대다수인 요즘 이런 곳은 오래오래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콩물도 조금 더 요청하면 인심 좋게 추가해준다. 

차가운 음식에 배앓이라도 할까 싶어 따끈한 육수도 함께 작은 주전자로 제공되는데  물대신 따끈하게 한잔 마시니 속이 편안해진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고소하고 특별한 메밀 콩국수로 이 여름을 건강하게 즐기다 보면 여름이 가는 것이 아쉬워질 것 같다.

261-6788 / 춘천시 석사동 6410

편현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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