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경의 아뜰리에②

침묵 속의 자연 / 홍귀희 作 / 74x32Cm, 한지에 수묵채색, 2019

푸름은 어떻게 완성이 되는 걸까. 세상의 색(色)은 어떻게 그리도 고유하고 명징하고 또 확연하게 자신의 색을 유지하는 걸까. 한지에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로 몇백 번 덧칠을 해야 겨우 생각했던 색이 나온다고 했다. 흙 위에서 땅 위에서 솟아 각종의 푸름을 틔우는 날것들 또한 그럴 것이다. 그 시커먼 어둠 속에서, 그 암울한 절망과 비탄 속에서 빛을 포기하지 않고 빛을 향해 살아낸 삼엄한 함성이겠다. 색은 곧 공이라 하나 그 공은 쉬 오지 않는다. 오래도록 색이 공굴어져 만들어내는 공은 그러나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인가. 어느 것 하나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별난 것 없는 일상은 기실 이렇게 발목을 쳐드는 안간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여 푸름은 생명이다.

최삼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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