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 ‘산림치유’라면, 산림치유를 할 수 있도록 조성한 시설과 그 토지를 포함한 산림을 ‘치유의 숲’이라고 한다. 전국 23개 치유의 숲이 운영 중이고, 30개가 조성 중이며, 신규 예정지가 5곳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춘천시도 부지선정을 필두로 치유의 숲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치유의 숲 1호인 ‘산음 치유의 숲’은 경기도 양평, 국립 산음 자연휴양림 내에 조성되어 있다. 산음 치유의 숲은 낙엽송과 잣나무, 활엽수 등 다양한 수종이 분포하고, 계곡에서 흐르는 수원이 야외 족욕을 비롯한 물소리 명상 등을 진행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었다. 2020년 조성된 ‘맨발걷기 길’은 경사도와 거리가 부담스럽지 않아 대상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활용이 가능하다. 전라남도 장성군에 위치한 ‘장성 치유의 숲’은 편백 숲으로 이름값을 한다. 편백 숲 사이로 하늘을 보며 쉴 수 있는 하늘바라기 쉼터가 돋보이는 하늘 숲길, 축령산 주 능선을 걸을 수 있는 건강숲길, 숲내음길, 산소숲길 등이 조성되어 있다. 강원도 횡성 청태산 자연휴양림 내 ‘청태산 치유의 숲’은 잣나무와 낙엽송림을 가로지르는 숲길을 활용해 전문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국립 치유의 숲 및 숲체원출처=한국산림복지진흥원
전국 국립 치유의 숲 및 숲체원       출처=한국산림복지진흥원

이렇듯 치유의 숲마다 입지에 따른 보유 자원이 다르다. ‘치유의 숲’이 가진 특성을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치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치유의 숲을 조성하는 이유일 것이다. 

필자가 생활 밀착형 산림치유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내가 사는 동네 앞산과 뒷산에서 일상으로 만나는 산림치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지만, 그와 별개로 ‘치유의 숲’ 조성은 지자체마다 보유한 산림자원의 활용과 산림복지서비스 적극 행정의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언젠가 불어닥친 ‘작은도서관’ 열풍처럼 기본운영 프로토콜 준비도 없이 아파트 세대수 대비 작은도서관 조성이라는 수량적·경쟁적 지원으로 양산되고 방치되는 우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어느 곳의 숲이든, 자연 그대로의 숲이 주는 심신의 이완 효과는 비슷할 수 있다. 반면, 지역별로 숲에 분포한 수종과 주위 환경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은 인체에 미치는 수목의 생리적 효과와 치유력에 커다란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치유 숲마다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굳이 전국의 치유 숲을 다녀 볼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전국의 치유 숲에서 진행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대동소이하다. 산림치유를 위해 ‘치유의 숲’을 순회할 필요를 느낄 수 있게 숲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치유 활동에 적합하도록 숲을 조성했지만 이용자를 구걸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숲 자체가 주는 치유력이 8할이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되는 ‘치유의 숲’이 그 숲만이 가지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치유 인자발굴과 개발이라는 실효성 있는 모습으로 환원된다면 ‘굳이’ 그 숲을 찾게 되는 수요자 맞춤형 산림복지의 실현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임희경(산림치유지도사 1급/(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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