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탄소중립 실천 위해 시청 1층과 2층 로비 400㎥ 공간에 실내정원 조성
시민, 실내 쾌적하지만 어려운 시기 많은 돈을 써 조성할 필요가 있었나 의문

춘천시가 시청 내부에 식물을 이용한 실내공간 인프라를 확충해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원 등을 정화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연출하기 위해 실내정원을 조성했다.

시는 1층 로비 벽면과 2층 로비 400㎥면적에 실내정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시는 실내정원 조성을 위해 지난달 8일 산림청, 강원도, 국립수목원, 한국수목관리원과 함께 실내정원 조성 기본구상 보고회를 가졌다. 실내정원에는 공기정화 능력이 있는 수종을 골라 식물만 25종, 1만2천 본을 식재했다. 조성에는 산림청 생활 밀착형 숲 조성비 5억원, 강원도비 1억5천만원, 춘천시비 3억5천만원 등 사업비 10억원이 투입됐다. 실내인테리어에 6억5천만원, 생화 구입에 1억5천만원을 사용했다.

춘천시가 국비 5억원, 도비 1억5천만원, 시비 3억5천만원을 들여 춘천시청 청사 1층과 2층에 실내정원을 조성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과도한 예산 지출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실내정원 조성 의문

이번 시청사 실내정원 조성을 두고 코로나19로 시민들이 어려운 가운데 너무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춘천시청 직원들을 위한 정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모(50·요선동) 씨는 “춘천시청에 실내정원을 만들었다고 해서 와 봤다. 시청에 들어와 보니 벽면의 녹색이 눈에 들어와 쾌적한 느낌을 받았다. 정원에 심어진 식물들이 공기정화 능력이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청량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10억원을 들여 조성한 것은 조금 과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모(36·장학리) 씨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많은 돈을 써 조성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시민들보다는 시청직원들의 사용빈도가 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직원은 “시청직원들에게도 좋은 공간이지만 사업 관련 민원인이 찾아 왔을 때 반응이 좋다. 어려운 시기에 공간을 꾸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실내 환경이 쾌적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시청 관계자는 “2019년 산림청 생활 밀착형 숲 조성 공모에 선정돼 시청사에 실내정원을 꾸미게 됐다. 2020년 이미 예산을 확보한 사업이다. 시청을 찾는 민원인은 하루 평균 1천 명 정도다. 시청직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실내정원 공사는 지역업체가 참여해 이뤄지면서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공업체는 이번 실내정원공사를 통해 기술적 노하우를 쌓아 비슷한 규모의 타지역 공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청 실내정원 조성 관계자는 “실내정원 조성으로 시청을 찾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수목관리원 등 자문을 받아 실내에서 잘 자라는 테이블야자, 스칸디아 모스, 이끼 등 반영구적인 수목을 골랐다. 주로 수입산이다 보니 자생식물보다는 가격대가 높지만 열악한 실내 환경에서 잘 자라는 수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내정원 조성 후 관리에 관심 필요

시청직원들 중에는 실내정원 조성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청 실내정원은 자동 관수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 하지만 자동관리시스템만으로 실내정원 관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계가 모든 관리를 100% 완벽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목식재는 뿌리가 활착해 자리를 잡기까지 신경을 써줘야 해 이식 후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조경전문가는 “시청 실내정원 조성 후 시청 청사 관리파트에 수목관리 관련 전문인력이 배치됐는지 의문이다. 정원을 만드는 것보다 이후 관리가 중요한 부분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녹지공간을 만든 만큼 이제는 관리에 내실을 기해야한다. 사실 관리는 조성만큼 실적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조성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청직원은 “실내정원 조성 후 관리 예산이 적은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유지관리에 신경을 써서 돈을 들이고 관리가 되지 않아 욕을 먹는 시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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