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도서관을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자니 여름방학이 실감 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여의 여름방학 뭘 하고 보내야 좋을까. 여행도 좀 가고, 집에서 뒹굴거려도 보고, 책도 좀 읽고, 부족한 공부도 해볼까 싶어 방학계획을 열심히 세우고 있자니 그림책 《행운을 찾아서》가 떠오른다. 

행운을 찾아서 / 글 세르히오 라이를라 / 그림 아나G.라르티테기 
 / 살림어린이

같은 도시 같은 아파트에 살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인 행운씨와 불운씨가 주인공이다. 우연히 같은 날 같은 도시로 여행을 계획해 같은 상황에 놓인 두 남자의 이야기가 앞면과 뒷면에서 각각 펼쳐지는 특이한 구조를 가진 그림책이다. 그림 속에서 서로 스치듯 지나치는 두 사람의 상황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서 여러 번 책을 들춰보게 된다. 느긋하고 긍정적인 행운씨와 계획대로 풀리지 않자 초조해하는 불운씨가 맞닥뜨리는 사건들을 보며 오늘을 행운, 불운으로 결정하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짠해 보이기만 하던 불운씨의 기막힌 반전, 그럼에도 짠한 결말이 인상적이다. 

계획을 세울 땐 의욕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해지기 쉽다. 얼마 전 담작은도서관에서 꾸준한 독서를 돕는 독서챌린지“난 이 책 읽을 거예요”를 시작했다. 한 달에 한 권 이상 미션주제의 책을 읽고 도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내가 골라 읽은 책을 서로 소개하고 동기부여 받을 수 있도록 기획해보았다. 총 3단계의 미션이 있고, 미션 완수를 하면 소소한 선물과 교환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준다. 《춘천사람들》의 여름계획에 책 읽기가 있다면 함께 하기를 권한다.

 전부용(담작은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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