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행복교육지구 ‘지역 특화사업’…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
마을 특성·수요에 맞는 돌봄교육생태계 형성… 사북면·신동면·칠전동·퇴계동·후평3동

아이들에 대한 ‘돌봄’이 사회적 화두가 된 시대이다. ‘2020년 춘천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일)을 그만둔 이유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워서’가 29.8%로 1위를 차지했고, 미취업자들이 하는 일은 육아 등 가족돌봄이 43.3%로 가장 많았다. 특히 경력단절여성의 경우 무려 96.8%라는 압도적인 비율의 응답자가 ‘돌봄’을 위한 유연근무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자 ‘우리봄내 동동’ 5개 교육공동체의 활동이 다채롭게 진행 중이다. 올해 처음 시작된 ‘우리봄내 동동’은 춘천시의 춘천행복교육지구 ‘지역 특화사업’으로서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사업의 브랜드이다. 아이 동(童), 마을 동(洞), 함께 동(同), 움직일 동(動)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온 마을이 함께 우리 아이들을 키운다는 큰 뜻을 담았다.

사북면 마을 교육협의회 어우름은 방학중 돌봄프로그램으로 마을 청소년(초등6~중학3) 20명이 직접 기획한 ‘청소년 스스로 캠프’를 지난 11~12일 홍천강 일대에서 진행했다. 청소년들은 마을에서 할 수 없었던 놀이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북면 마을 교육협의회 어우름은 방학중 돌봄프로그램으로 마을 청소년(초등6~중학3) 20명이 직접 기획한 ‘청소년 스스로 캠프’를 지난 11~12일 홍천강 일대에서 진행했다. 청소년들은 마을에서 할 수 없었던 놀이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생활기반을 공유하는 주민들이 마을 아이들의 돌봄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공동체 구성을 지원하고 마을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자율적 사업이다. 재원은 시비 2억원이며 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가 위탁 수행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단순 돌봄서비스를 넘어 공동체 구성원들이 마을 돌봄교육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한다는 큰 비전이다. 

 ‘우리봄내 동동’ 5개 공동체와 특징 

춘천 5개 마을의 학교와 학부모, 돌봄 및 교육 관련 단체들이 협의체를 이루어 각 마을 단위의 자원을 이용해서 마을 특성과 역량·수요에 기반한 돌봄을 전개하고 있다.

사북면 마을교육협의회 ‘어우름’의 ‘서로를 어우르는 마을’은 유일하게 청소년(초등6~중학3) 대상 돌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열악한 사북면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하는 등 자기 주도성이 높다.

신동면 ‘비단병풍’의 ‘수수(手手)한 넉넉살이’는 마을회관, 김유정콘텐츠 등 공동체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돌봄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회적협동조합 ‘두 바퀴로 가는 세상’의 협조로 진행한 자전거 교실이 호평을 받았다.

칠전동 마을돌봄교육공동체의 ‘들락날락 돌봄’은 돌봄공간을 직접 마련하는 등 공동체 엄마들의 참여가 눈에 띄고 교과 수업과 연계한 ‘신남텃밭’의 호응이 높다.

퇴계동동의 ‘다다다 꾸러기 자람터’는 주민자치회가 참여한 유일한 곳이며 그로 인해 행정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학교(퇴계초중)가 지역공동체의 돌봄 사업에 시설 사용을 허락한 모범사례이다.

후평3동 호반안심마을공동체의 ‘호반안심마을 만들기’는 매월 1회 정기회의를 여는 등 협의체 구성원들 간의 결속력이 매우 높다. 특히 어린이 작업장 ‘뚜루뚜’를 중심으로 마을과 호반초등학교, 협의체 구성원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참여와 연대가 두드러진다. 특히 ‘호반마을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미용실·정육점 등 마을의 다양한 상점을 방문하여 마을주민들의 삶을 체험하고 교류의 시간을 갖는다. 

퇴계동동의 방학돌봄 ‘구해줘 방학!’은 초등 1~3학년 60여 명을 대상으로 퇴계초중학교의 협조를 받아 교실과 다목적실 등에서 진행됐다. 특히 강원도족구협회의 족구 프로그램의 반응이 좋았다. 강원도 족구협회는 퇴계동동과 계속 협력하여 돌봄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을 밝혔다.
 

5개 공동체의 여름방학 돌봄·교육 현황

퇴계동동은 ‘구해줘 방학!’을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13일까지 퇴계초중학교 교실과 다목적실에서 진행했다. 초등 1~3학년 60여명(종일반 1개, 반일반 3개)의 어린이들이 보드게임, 공예, 족구 등을 즐겼다. 마을돌봄지기 10명, 대학생·청소년 자원봉사자 30여 명도 함께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봄사회적협동조합’의 공태희 이사장은 “돌봄지기 선생님, 자원봉사자들 덕에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다. 먹거리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워커즈협동조합의 ‘반찬투정’에서 주문한 친환경 점심을 제공한다. 또 매일 퇴계주민자치회 자율방범대가 방역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로그램 중간 평가에서 부모들이 믿고 안심하고 보낼 수 있다며 좋은 평가를 해줘 보람이 크다. 특히 퇴계초중이 시설 사용을 협조해준 게 정말 고맙다. 공동체 돌봄에 문을 열어준 유일한 도심 학교다. 학교가 협조해주면 ‘우리봄내 동동’은 더 잘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후평3동 호반안심마을공동체 돌봄교육의 거점은 ‘뚜루뚜’이다. 호반초등학교 앞에 지난 4월 문을 연 ‘뚜루뚜’는 어린이 작업장과 무인돌봄카페의 역할을 하는 어린이들만의 자유로운 놀이터이다. 부모들은 “‘뚜루뚜’에서 놀고 있어 엄마 일 보고 올게”라며 안심한다. 김하영(호반초 4)어린이와 친구들이 바느질을 하며 직접 놀잇감을 만들고 있다.

호반안심마을공동체(후평3동)의 ‘방학SOS’는 초등 20명을 대상으로 자유놀이, 숲나들이, 찾아가는 마을학교 등을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6일까지 진행한 데 이어 8월 16일부터 27일까지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 돌봄 교육의 거점은 ‘뚜루뚜’이다. 호반초등학교 앞에 지난 4월 문을 연 ‘뚜루뚜’는 호반안심마을공동체(후평3동)의 자랑거리이다. ‘뚜루뚜’는 어린이 작업장과 무인돌봄카페의 역할을 하는 어린이들만의 자유로운 놀이터이다. 김하영(호반초 4) 어린이는 “학교나 학원수업이 끝나면 거의 매일 이곳에 와서 책을 읽거나 만들기를 한다. 특히 바느질이 재밌어서 아기자기한 소품을 많이 만들었다. ‘뚜루뚜’가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봄내동동 활동가로서 ‘뚜루뚜’에서 상근하고 있는 남효진(함께돌봄 공동체) 씨는 “이곳에서 상시 교육돌봄과 방학돌봄이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이 우리동네의 여러 상점들을 다니며 어른들과 교류도 하고 친환경과 재활용 재료를 이용해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스스로 할 수 있게 하자’이다. 부모들의 만족도도 무척 높아서, 우리 마을에서는 ‘뚜루뚜에 가서 놀고 있어’라며 믿고 안심하는 공간이 됐다. 아이들도, 부모들도 ‘뚜루뚜’가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 호반안심마을공동체 회원도 모집하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북면 마을 교육협의회 어우름은 마을 청소년(초등6~중학3) 20명이 직접 기획한 ‘청소년 스스로 캠프’를 지난 11~12일 홍천강에서 진행했고 9월에도 또 한차례 열릴 예정이다.

별빛사회적협동조합 이승준 이사는 “사북면의 경우 어린 아이들의 돌봄은 비교적 잘되고 있으나 외곽에 자리한 탓에 청소년들이 교육적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우리봄내 동동’ 사업인 ‘서로를 어우르는 마을’을 통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청소년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20여 명의 마을 청소년들이 전원 출석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기고 있다. 핸드폰도 반납하면서 말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한 ‘스스로 캠핑’을 1박2일 간 홍천강으로 다녀왔다. 아이들이 그동안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정한 것이다. 또 ‘필요찾기 워크숍’을 통해서 마을 청소년들이 각자 필요한 것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한다. 자기표현에 익숙지 않은 것을 극복하기 위해 연극강사분들을 초빙해서 다양한 자기표현 방법을 학습하기도 했다. 이제 시작이다. 장기적으로는 마을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문화 시설 조성과 자원 활용, 또 마을 돌봄교육 체계를 좀더 내실화하기 위한 계획을 꼼꼼히 수립해서 시골마을의 공동화도 해소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비단병풍(신동면)의 ‘수수(手手)한 돌봄’은 방학 기간(월~수) 초등 8~12명을 대상으로 상시 돌봄을 진행하고 있다. 금병초 협력교사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비단병풍 사회적협동조합’ 최근순 이사장은 “비단병풍은 ‘수수(手手)한 넉넉살이’에서 금병초의 협력교사와 비단병풍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동동 담당 교사들이 초등 8~12명에 대한 상시 돌봄을 진행하고 있다. 음악놀이와 몸놀이, 자전거 교육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방학에는 ‘수수(手手)한 돌봄’에서 아이들이 마을주민들과 함께 무더위를 피해 함께 어울리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봄내 동동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직접 나서서 학교 돌봄의 한계를 메워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탁월한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재)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 마을공동체팀의 유현희 팀장은 “우리봄내 동동은 단순 돌봄서비스를 넘어 공동체 구성원들이 마을 돌봄교육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타 지역에서도 춘천형 마을돌봄교육공동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돌봄교육은 학교와 지자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돌봄교육의 미래는 온 마을이 함께 나설 때 희망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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