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천·중도 일대 가시박 폭풍성장 시작
하중도-파랑새, 후투티 귀한모습 확인

덥다 못해 푹푹 찌는 더위가 달 내 이어지는 7월이었다. 에어컨 시원한 건물을 나서는데 용기가 필요했지만 조사팀은 팀을 꾸리고 더위와 맞섰다. 여름철새 조류들도 뜨거운 한낮에는 활동을 하지 않는 듯 해 식물 깃대종 파악에 목표를 두고 조사를 벌였다. 

발견이 어렵다는 우리나라 여름새 ‘후투티’가 하중도에서 댕기를 세우고 있다.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16일 조사지역은 공치전과 학곡리 습지야생화 공원까지다. 겨울부터 여름까지 공지천과 약사천의 안방마님인 ‘흰뺨검둥오리’들이 갓 부화한 어린 오리들을 인솔해 먹이 훈련 중 이었고 부화가 늦은 열 개의 오리알이 가득한 둥지도 보였다. 1~2주후 들렸을 땐 무사히 부화를 마친 흔적도 확인됐다. 공지천 하류는 도심오수 유입과 유속저하 등의 이유로 수질악화가 심해 보였다. 외관상으로 말끔해 보이는 하천엔 수질저하로 물고기가 줄고 갈대 등의 수풀림 부족으로 조류 서식지가 매우 부족해 안타까웠다.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은 절대로 붙일 수 없는 하천이다.  

우리나라 하천변을 급속히 덮어버리는 가시박 넝쿨은 공지천과 중도에서도 심각해 보였다. 7월부터 10월까지 왕성하게 자라는 가시박이 7월 중순엔 1미터 안팎으로 자라고 있었다. 가지를 심하게 뻗지 않고 열매를 맺기 전, 이때가 제거하기엔 적절한 시기인 듯싶다. 4년 전 고수부지 관리활동(공공근로)으로 가시박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홀로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는 시민을 만났다. 이분처럼 시민들과 함께 가시박 제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춘천시가 올 11월 제거작업을 재개한다고 하는데 시기적으로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7월말, 상중도 농가를 이미 덮어버린 가시박 넝쿨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지난달 마지막 날엔 중도를 향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강으로 나와 먹이 활동하는 조류 확인은 어려웠다. 그러나 지상 공원엔 다양한 새들이 확인됐다. 안락할미새, 꾀꼬리, 파랑새, 후투티 등이다. 파랑새와 후투티는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여름새로 모양과 색이 화려했다. 후투티는 머리에 우관(羽冠)을 이루는 댕기가 특징인데 그 모습이 일행의 사진에 잘 잡혀 매우 기뻤다. 

하중도 생태 수변공원의 수종에선 이태리포플러가 우점종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크거나 작은 나무들을 잘 살펴보니 대부분 이태리포플러였다.  

7월16일 공지천에서 발견된 흰뺨검둥오리 둥지     사진 제공=고학규 시민기자 

조사를 시작한 올 초부터 확인하고 싶었던 생물종이 있다. 중도의 맹꽁이 서식지, 덕두원의 호반새, 강촌 말골의 붉은점모시나비와 의암호 상류의 수달 등 인데 시민들 제보를 받고 몇 번의 탐사를 실시했지만 아직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이들이 활동하는 시간대에 맞춰 조사를 해 봐야겠다.

 유은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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