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취업 의향 있는 청년구직자 49.8%
신입사원 중소기업 취직해도 1년 새에 70.2% 퇴직해

기존 취업난에 코로나19까지 겹쳤지만, 청년들은 여전히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청년구직자 1천 명 대상 일자리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구직자 49.8%가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연령별로 24세 이하 응답자 대비 25세 이상 응답자가 중소기업에 취직할 의향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기간별로는 6개월 이하 구직자보다 7개월 이상 취업을 준비한 응답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기간이 길어지고 연령이 높을수록 중소기업으로 발길을 돌리는 구직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들이 구직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일과 여가의 균형 보장’이 27.9%로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일명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표현)’을 돈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로는 근로경험이 없는 응답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적다고 생각’이 가장 많았고, 근로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경우는 ‘일-여가 균형 실현이 어렵다’가 가장 많았다.

반면 잡코리아가 직원 수 300명 미만인 국내 중소기업 388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54.6%가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직무분야 중 생산·현장직이 31.1%로 가장 많았다. 직원 채용이 어려운 이유는 ‘연봉 수준이 낮아서’가 43.0%로 가장 높았고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37.1%로 뒤를 이었다. 최근 1년 이내 신입사원을 채용했는지에 대한 설문에 63.1%가 ‘채용했다’고 응답했지만, 채용했던 신입사원 중 70.2%가 퇴직한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의 신입 인력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원 모(27)씨는 “유튜브나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중소기업은 체계가 잡혀있지 않고 워라밸을 지키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에 잦은 야근을 동반하는 중소기업에 취직을 희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튜브 동영상 컨텐츠 ‘좋좋소’를 보면 국내 중소기업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영상이 현실적이라는 댓글을 보니 무섭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용 안정이 보장되고 일-여가 균형을 지키기 좋은 공무원 또는 공기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구직자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6월 5일 실시된 전국 17개 시·도 ‘2021년 8·9급 공개경쟁임용시험’에서 9급 공채 시험 평균 경쟁률은 10.3대 1이었다. 23만6천249명의 응시자가 몰린 결과다. 시내에서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이 모(26)씨는 “워라밸과 고용 안정성을 고려해 공공기관을 택했다. 날이 갈수록 공공기관 취업 경쟁이 치열해져 힘들지만, 저녁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0일, 통계청이 제공한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약 85만9천 명에 달한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만5천 명이 늘어난 숫자다.

황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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