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 2년 동안 강원지역 중등교원 배정 212명 감축 발표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 수도 줄인다는 경제적 논리 벗어나야

교육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강원도 유·초·중등교사 정원감축을 큰 폭으로 추진하며 교육 황폐화가 초래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공립 교원정원 배정을 통해 도내 중등교원 규모를 121명 줄였다. 감소 폭은 1차 가배정을 통보한 151명보다 30명 줄었지만, 지난해 64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나 역대 최고치다. 내년에도 91명을 줄일 계획이다. 최근 통보된 내년도 가배정 안이 확정되면 2년 동안 중등교원이 212명 줄어드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가 큰 폭으로 강원지역 교원 정원감축을 통보해 교육황폐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공립 유·초·특수학교의 임용후보자 예고’에 의하면 강원도 초등 교원은 103명 선발예정으로 지난해 정원(164명)보다 약 38% 감소했다. 유치원 교원 선발인원은 지난해 47명보다 약 50% 이상 줄어든 22명이다.

중등교사 정원이 줄어들면 60명 이하의 작은 학교들은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겸임교사’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학급수를 줄여 교사 정원을 조정해야 해 교실 과밀화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원 감축으로 작은 학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원 외로 기간제 교사 배치가 가능하도록 교육부와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민병희 도교육감은 “학생 안전과 개별화 교육을 위해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자는 사회적 요구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수가 감소하니 교원도 줄여야 한다는 경제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교원 감축은 교육 공공성 강화에 역행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강원지부는 “교원 감축으로 이미 강원도의 많은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규모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3~4곳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겸임 수업을 하고 있어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소규모학교에는 체육 선생님과 미술 선생님이 없다.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이 주당 하루 또는 이틀은 다른 학교로 수업하러 가고 없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내년에 또 교사를 감축한다는 것은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의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는 지난달 4만439학급에 달하는 과밀학급을 2024년까지 28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내용의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초·중등 학교의 교사를 감축한다고 하니 누가 교육부를 믿겠냐? 감염병 상황에서 학생들의 안정된 학습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정원 확대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수는 여전히 OECD 국가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 수도 줄인다는 기계적인 방식은 교육부의 존립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교육부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지금의 이 어려움을 학급 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모두 어려운 시기에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교사를 한 명이라도 더 뽑아야 한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없는 교육여건 개선은 모두 공염불”이라고 주장했다.

도의회, 교육 황폐화하는 중등교원 감축 반대

강원도의회는 “최근 6년 동안 강원도 중등교원 정원이 307명 감소했으며 해마다 감축 폭이 커지고 있다”며 “강원도 중등교원의 정원감축은 작은 학교가 많은 강원교육의 황폐화로 이어진다. 교육부는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원도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 교원 감축을 통보했다. 단순한 경제 논리로만 교육을 말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 미래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학급 규모 축소가 필요하며, 최소 필수조건은 교원의 정원 유지다. 교육계 모두 한목소리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말하고 있다. 강원도의 미래와 코로나19 이후 미래 교육 학습환경 구축을 위해 강원 중등교원 감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 고등학교 교장은 “강원도교육청은 궁여지책으로 정원 외 기간제 교원 배치를 교육부에 요청했다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다. 농산어촌의 소규모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이 선생님이 부족한 학교에 다녀야 할지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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